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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사태는 단순한 연예계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K-팝 산업의 근본을 뒤흔드는 거울이며, 성공 뒤에 숨은 오만과 망각의 대가를 보여준다. 법원은 최근 뉴진스 멤버들의 계약 해지 주장을 기각하고 ADOR와 HYBE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판결은 누가 옳고 그르냐를 넘어, 신뢰와 책임이 무너진 산업 구조에 대한 경종이었다.
뉴진스의 성공은 단 한 번의 재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ADOR와 HYBE의 기획력, 자본, 시스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수많은 스태프의 노력이 있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이들이 흘린 땀과 회사의 투자가 맞물리며 오늘의 성취가 가능했다. 그러나 인기와 명성이 절정에 오르자, 그 기본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팀워크보다 개인의 명분이, 감사보다 불만이 앞서면서 신뢰의 사슬이 끊어진 것이다.
법원은 계약의 본질을 ‘약속’이라 보았다.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상호 간의 신의와 책임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뉴진스 측이 주장한 신뢰 붕괴나 부당대우는 구체적 증거가 부족했고, 오히려 회사는 아티스트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법원이 ADOR의 손을 들어준 것은 기업의 권익을 넘어 계약 질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ADOR와 HYBE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업의 뿌리를 돌아봐야 한다. 시스템과 투자가 없다면 창의성도 지속될 수 없다. 동시에 아티스트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주체’로 존중하는 문화 또한 확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존중은 책임과 의무 위에 서야 한다. 신뢰를 저버린 자유는 방종으로 흐르고, 감사 없는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뉴진스 사태는 ‘성공 이후의 자만이 어떻게 자신을 무너뜨리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처음의 겸손과 감사, 연습실의 눈물과 열정을 잊는 순간, 그 화려한 무대는 의미를 잃는다. 망즉불성(忘則不成), 잊으면 이루지 못한다는 말은 오늘의 K-팝이 새겨야 할 경구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도 자신을 있게 한 손길을 기억하는 겸손, 그것이야말로 K-팝이 세계 속에서 지속될 유일한 힘이다. 잊으면, 결국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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