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시간] 우리는 함께 갈 수 있는가 [기억의 시간] 우리는 함께 갈 수 있는가](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2/image-17-1024x870.png)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된 임시정부 대표단으로, 앞줄 왼쪽 첫 번째가 여운홍(呂運弘, 1891~1973), 맨 오른쪽이 김규식(金奎植, 1881~1950)이며, 뒷줄 왼쪽 두 번째가 이관용(李灌鎔, 1894~1933), 세 번째가 조소앙(趙素昻, 1887~1958), 마지막이 황기환(黃玘煥, 미상~1923)이다. 김규식은 1918년 상하이에서 결성된 신한청년당의 대표로 선임되어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되었다. 1919년 3·1 운동 중 성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에 선임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여운홍 등과 함께 한국의 독립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나갔다. (사진제공=우리역사넷)
“나라의 광복은 외세의 선물이 아니라, 국민이 함께 일어설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한 세기를 넘어 오늘까지 울림을 주는 이 말은, 그가 남보다 앞서 영광을 택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독립은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책임의 자리였고, 통일은 이상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혼탁한 시대일수록 그는 중심으로 걸어 들어갔다. 두 번의 유학과 안정된 삶을 버리고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군을 양성하고, 신한청년당을 창립했다.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을 호소하려다 정부 자격이 없음을 알게 된 그는 “그렇다면 우리가 정부를 세우면 된다”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나아갔다.
그는 초대 외무총장으로 국제무대에 섰고,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을 경고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외교에만 머물지 않았다. 임시정부 개조 논쟁에 참여하고, 중국 각지에서 항일 인재를 길러냈으며, 윤봉길 의거 뒤 젊은 독립군들을 가르쳤다.
광복의 기쁨 속에서도 그는 걱정을 먼저 느꼈다. 신탁통치 문제와 분단 위기를 앞두고, 그는 찬반을 넘어 통일의 현실적 절차를 고민했다. 좌우합작위원회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극우·극좌 모두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단호히 말했다.
“좌우합작은 독립의 제1단계다. 이 단계를 넘지 않으면 둘째 단계인 독립은 없다.”
1948년, 그는 단독정부를 막기 위해 평양행을 결단했지만, 귀국 후 남은 것은 비난과 고립뿐이었다. 1950년 전쟁이 터졌을 때 남한에 남았지만, 수복 직전 납북되어 혹독한 겨울 속에서 천식과 동상, 뇌출혈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장례는 치러질 수 없었다.
그는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을까. 독립은 되었으나 분단은 남았고, 경제는 성장했지만 공동체는 갈라졌다. 외교는 확장되었지만 외세의 영향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말할 것이다.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함께 책임질 때 비로소 굳건해진다.”
정치보다 먼저 시민을 향한 당부이며, 증오보다 절제, 이념보다 민족의 생존을 선택하라는 절절한 조언이다.
100년 전 그는 세계를 향해 문을 두드렸고, 70년 전에는 분단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걸었다.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가 지향한 나라의 방향은 여전히 우리를 이끌고 있다.
오늘 우리는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함께 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이름을 이제 말할 차례다.
역사의 가장 어려운 지점마다 자신을 밀어 넣고, 분단 속에서도 국민만은 끝내 버리지 않았던 사람.
오늘, 2025년 12월 10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75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의 이름은,
독립운동가 김규식(金奎植).
(1881년 2월 28일 ~ 1950년 12월 10일)
top_tier_1@naver.com
![[사설] 한국 사회를 뒤덮은 ‘관음의 폭력’ [사설] 한국 사회를 뒤덮은 ‘관음의 폭력’](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2/image-16-1024x1024.png)



![[봉쌤의 책방] 감각의 문을 여는 미술 입문서 [봉쌤의 책방] 감각의 문을 여는 미술 입문서](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2/image-14.png)
![[여기 어디양?!] “정시 운송이 곧 신뢰다”… 1인 창업에서 연매출 180억으로 성장한 물류기업 – 태성종합물류주식회사 [여기 어디양?!] “정시 운송이 곧 신뢰다”… 1인 창업에서 연매출 180억으로 성장한 물류기업 – 태성종합물류주식회사](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2/image-8-1024x768.png)
![[사설] ‘책임은 없다’는 나라… 한국 사회를 뒤덮은 무책임의 구조 [사설] ‘책임은 없다’는 나라… 한국 사회를 뒤덮은 무책임의 구조](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1/IMG_4087.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