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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라가 망한 뒤에도 굴하지 않았다. 총칼로 무장한 제국주의 앞에서 끝까지 싸웠고, 두만강을 넘어 만주 벌판에서 독립의 불씨를 이어갔다. 혹한의 겨울에도, 굶주림 속에서도 그는 군복 대신 백성의 마음을 두르고 싸웠다. 나라가 없던 시절, 그에게 조국은 곧 ‘잊지 않으려는 의지’였다.
조국이 해방된 뒤에도 그는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망명지에서 병든 몸으로 생을 마쳤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민족의 가슴속에 불처럼 남았다. 그런 그의 유해가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국민은 가슴 깊이 눈물을 삼켰다. 그것은 한 영웅의 귀환이자,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역사 정의’의 귀환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감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자 누군가는 그를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려 들었다. 한때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인물이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고,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졌던 흉상은 철거 대상이 되었다. 독립의 역사를 다시 갈라놓으려는 이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그가 싸웠던 ‘적’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반면 일제에 협력해 민족을 배신했던 이들의 후손은 지금도 부와 권력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친일파 청산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고, 독립운동가의 유가족은 잊혀진 이름으로 남았다. 정의롭지 못한 과거를 바로잡지 못한 사회에서, 국민이 공정과 상식을 믿을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정부는 이 문제를 단순한 역사 논쟁이 아닌, 국가의 도덕적 정체성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진영의 논리를 넘어, 독립운동 정신을 대한민국의 중심 가치로 세워야 한다. 영웅의 이름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대신, 그가 목숨 바쳐 지키려 했던 ‘나라다운 나라’를 완성하는 일이야말로 정부가 이어가야 할 민족적 사명이다.
오늘의 청년들이 역사를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독립운동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과연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이제, 이 이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봉오동과 청산리의 전장을 누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나라 없는 백성의 희망이자 우리 모두의 자존심이었던 그 이름.
홍 범 도.
오늘, 10월 25일은, 그의 서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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