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울산HD, 초라한 성적표보다 더 낯뜨거운 책임전가(責任轉嫁) [심층취재] 울산HD, 초라한 성적표보다 더 낯뜨거운 책임전가(責任轉嫁)](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2/IMG_4564-1024x576.jpeg)
울산현대축구단(이하 울산HD) 정승현이 11월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직후, 신태용 前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 감독이 울산에 부임할 당시 선수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뺨을 때렸다고 밝혔다. 정승현은 신 감독이 “귀에 호루라기를 대고 불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다 맞는 얘기니까 그 이야기가 나왔겠죠?”라고 답하며, 감독과의 마찰이 울산HD 성적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 폭로가 시즌 종료 직후 나온 시점과 배경을 보면, 단순한 사실 주장으로만 보기 어렵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선수와 구단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책임 공방이 발생하고, 때로는 권한과 통제력이 제한된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개입할 수 있다. 즉, 이번 폭로는 초라한 성적표에 쏠린 시선을 자극적인 폭행 논란으로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논란을 단순히 감독과 선수 간 갈등으로 치부하기 전에, 왜곡된 울산HD의 팀 권력 구조와 책임 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프로축구 구단 운영은 선수 → 코칭스태프 → 감독 → 구단 순으로 진행된다. 선수는 훈련과 경기 피드백을 코칭스태프에 보고하고, 코칭스태프는 이를 감독에게 전달해 팀 운영과 전략을 조율한다. 감독은 팀 전체를 책임지고 구단에 보고하며, 구단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과 인사를 관리한다.
그러나 울산HD에서는 이 기본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 고참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를 우회해 구단 프런트와 직접 소통하며 요구를 관철했고, 일부 코칭스태프는 특정 선수와의 친분을 이유로 감독 지시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정보를 왜곡했다. 전술과 경기 명단이 선수들에게 사전 유출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감독은 실질적 권한을 상실한 ‘바지 감독’ 상태에 놓였다. 구단 프런트 역시 감독을 우회해 선수 직보를 우선시하며 권한 구조를 뒤집었다.
신태용 前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팀 운영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짠 전술과 명단이 고참 선수들에게 먼저 전달됐고, 일부 선수들이 단체 항명을 계획했으며, 구단 프런트가 이를 중재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는 감독 권위를 무력화시키고, 책임을 떠넘기는 조직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팀 운영 구조의 왜곡과 권한 역전이다. 선수들의 프런트 직접 상대, 일부 코칭스태프의 특정 선수 편중, 감독 권위 상실, 구단 프런트의 권한 우회 등은 모두 팀 전체 문제로 이어졌다. 이런 구조에서는 감독이 통솔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폭행 논란이나 폭로는 구조적 문제의 부산물일 수 있다.
결국 신태용 前감독은 정상적 권한과 통제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책임만 떠안았다. 일부 선수와 구단 프런트가 권한을 남용하고 책임을 회피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승현의 폭로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구조적 요인을 배제한 채 마치 신 감독 폭행으로 팀 성적이 곤두박질쳤다는 식의 단독 책임론은 설득력이 약하다.
울산HD가 명문 구단으로 신뢰를 회복하려면, 단순한 성적 회복이나 폭로 논란 해결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 보고 체계 복원, 권한 남용 방지, 투명한 책임 규명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일부 거론되는 선수들도 정치적 게임을 접고 경기력 향상에 몰두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폭로와 의혹보다 조직 구조와 권한 체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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