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과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노동과 기업이 대립이 아닌 상생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취임 후 양대 노총 위원장을 공식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자리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도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본인이 산업재해와 임금 체불 문제를 자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너무 노동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임금 체불이나 산재 문제는 친노동·친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과 상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충분히 양립 가능하고, 또 양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기업계의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법원에서 이미 인정한 내용을 입법화한 것에 불과하며, 기업이 과도하게 불리해질 일은 없다”고 설명하며, 법안에 대한 불안감을 일축했다.
이날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노동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기업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릴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전체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며 “이미 좋은 일자리가 줄고 하청과 외주가 증가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 문제를 터놓고 논의해야 하며, 노사 간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포용과 통합이다. 노동자와 사용자 측이 자주 만나 오해를 풀고, 적대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양대 노총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도 요청했다. 그는 “지금 경사노위도 조직을 못하고 있고, 위원장도 선출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만나서 싸우든 말든, 결론을 내든 말든, 어쨌든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나. 아예 안 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오찬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개혁과 산재 예방 대책, 그리고 노사 간 신뢰 회복 등을 위한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계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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