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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억6천만원에 뚫린 정보사 기밀…유출 군무원, 중국에 포섭됐다

해외에서 공작을 펼치고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비밀요원 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유출한 소속 군무원이 구속기소됐다.

고작 1억6천만원에 뚫린 정보사 기밀…유출 군무원, 중국에 포섭됐다
(일러스트=연합뉴스)

국방부검찰단에 따르면 기밀을 유출시킨 정보사 소속 군무원 A씨(49세)는 중국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포섭돼 돈을 받고 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2017년쯤 중국 정보요원에 포섭돼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전을 수수하면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군형법상 일반이적 등)를 받고 있다. A씨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1990년대부터 부사관으로 정보사에 근무했던 A씨는 2000년대 중반 군무원으로 신분이 전환됐다. 범행 시기에는 정보사 팀장급으로 근무했으며 현재 5급 군무원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4월 자신이 구축한 현지 공작망 접촉을 위해 중국 옌지 지역으로 갔다가 공항에서 중국 측에 체포돼 조사받던 중 포섭 제의를 받았다.

이런 경우 귀국 후 부대에 체포·포섭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A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가족 관련 협박을 받아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중국 요원에게 약 40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A씨가 요구한 돈의 액수는 총 4억 원에 달하며, 실제로 지인 차명계좌 등을 통해 받은 돈은 1억6천205만 원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A씨는 중국 요원과 나눈 음성 메시지 대화에서 ‘최대한 빨리 보내달라’는 중국 요원의 요구에 “돈을 더 주시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는 말도 했다. 이와 같은 음성 메시지는 A씨가 모두 삭제했으나 국군방첩사령부가 포렌식 작업으로 2천 건에 달하는 메시지를 모두 복구하며 밝혀졌다.

A씨는 자신이 생산한 비밀은 영외로 빼돌리거나 사무실에서 메모했고, 부대 내 열람만 가능한 다른 부서의 비밀은 휴대전화의 무음 카메라 앱으로 촬영했다. 기밀을 출력하거나 화면 캡처하는 수법도 있었다.

이렇게 수집한 비밀을 A씨는 분할 압축 방식으로 쪼개서 중국에서 사용되는 클라우드에 올리고 비밀번호를 걸어뒀다. 클라우드에는 매번 다른 계정으로 접속했고, 파일 비밀번호는 게임 음성 메시지로 전달했다.

군검찰 관계자는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쉽게 허용됐고, 다른 부서의 비밀에 대한 접근도 용이했다”고 말했다.

A씨가 빼돌린 자료는 문서 형태로 12건, 음성 메시지 형태로 18건 등 총 30건으로 확인됐다. 특히 누설된 비문에는 일부 블랙요원(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첩보요원) 명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정보사는 해외 주요 거점 요원들을 황급히 국내로 대피시키는 등 어렵게 구축된 첩보망에 큰 피해를 본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북한 내 인적 자원은 누설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사건을 초동 수사한 국군방첩사령부는 A씨를 군검찰에 송치할 때 군형법상 간첩죄도 포함했다. 하지만 기소 단계에서는 간첩죄가 빠져 북한 관련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군검찰 관계자는 “방첩사 조사 단계에서는 A씨에게 접촉한 중국 요원이 북한 요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식별된 부분이 있었다”며 구속 기간 만료로 확인하지 못한 사항을 추가로 파악해 A씨 혐의를 간첩죄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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