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특정 후보 지원을 위한 ‘집단 입당’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와 통일교 간 조직적 협력 및 청탁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공소장을 통해 확인한 내용으로,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과정과 대통령 취임 이후까지 윤 캠프와 통일교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이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2019년부터 “국가가 신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해왔으며, 이를 실현할 정치적 파트너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낙점했다.
이에 따라 윤씨는 2022년 대선 국면에서 권성동 의원을 접촉, “윤석열 정부가 통일교의 정책과 프로젝트를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줄 경우,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투표와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권 의원은 통일교 총본산인 천정궁을 방문, 한학자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통일교의 지원 약속을 직접 확인했고,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하는 행사도 열렸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마치 미국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외교적 이미지를 연출했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통일교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며,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신도들의 집단 입당을 요청한 정황을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 요청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를 통해 윤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김 여사가 당내 특정 후보였던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조직을 동원하려 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윤씨와 김 여사의 인연은 대선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김 여사는 윤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한학자) 총재님께 감사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전했으며, 이는 김 여사가 통일교의 대선 지원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윤씨가 김 여사 및 전성배 씨 라인과, 권성동 의원 라인을 동시에 활용해 윤석열 정권에 다양한 청탁과 로비를 시도한 ‘투트랙 창구’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윤씨가 김 여사에게 고급 명품 가방(샤넬백 등)을 선물한 정황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사적인 친분을 넘어, 정권 실세에 대한 실질적 로비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이번 공소장 내용은 단순한 정치자금 수수나 종교단체와의 유착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와 조직적으로 연계된 채 선거 전략과 당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담고 있다.
특히 김 여사가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에 통일교 조직을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은, 정치의 종교화 및 정당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종교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이번 사안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추가 수사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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