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흥가에서 피해자에게 수면제 먹여 납치
납치 도중 정신차리자 목 졸라 살해
태국에서 한국인 남성 노모씨(33)를 살해·유기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26)가 구속됐다.
창원지법 김성진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살인방조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이 염려된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이달 3일 태국 방콕에서 다른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노씨를 납치,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취재진이 범행동기, 공범 위치 파악 등을 묻자 울먹이며 “내가 죽인 게 아닙니다”, “아무것도 몰랐어요”라고 거듭 강조하며 법정으로 향했다.
이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께 전북 정읍시 거주지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이들 일당은 피해자 노씨를 이미 살해·유기한 후인 지난 7일 경남에 거주하는 피해자의 모친에게 ‘아들이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 바트(약 1억 1천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협박 전화를 메신저인 ‘라인’을 통해 보냈다.
나머지 공범 중 1명인 또 다른 이씨(27)는 14일 자정쯤 캄보디아 프놈펜 한 숙소에서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혔다. 이 때의 체포에는 목격자의 신고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도주한 공범 김모씨(38)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찰이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범인들은 피해자 노씨를 방콕 중심가에 있는 유명한 클럽인 ‘ROUTE66’에서 납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인들은 노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후 차에 태웠다. 이후 이들 공범들은 차를 파타야로 향했지만 가는 도중 피해자 노씨가 정신을 차렸고 다툼 과정에 범인들은 노씨의 경부를 압박해 질식시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은 4일 피해자 노씨를 대형 드럼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파타야 인근 호수에 유기했다.
한국 정부의 공조 요청에 태국 경찰은 CCTV 조사 등을 통해 이들 일당을 추적했고, 마침내 잠수부를 동원해 지난 11일 (현지 시각) 오후 저수지에서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 담긴 노씨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 일당은 노씨의 신원을 숨기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으로 도주 후 전북 정읍에서 체포된 이씨는 공범들과 현장에 있었지만, 살인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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