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찬대 – 국힘 정승연, 연수갑에서 3번째 매치
대통령·시장·구청장 모두 국힘 소속
尹, 7일 인천 방문해 연수 원도심 재생 지원 발표
GTX B 노선, 7일 尹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
박 후보, 관권선거 주장하며 “착공식 미루었어야”
전국적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33일 남기고 매우 뜨거운 대결이 펼져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인천 연수구 갑 선거구이다.
이곳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2번 연속 당선된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 박 의원과 맞붙게 될 경쟁자는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로 지난 2번의 선거에서 모두 박 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정 후보는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연수갑에 단수 추천을 받고 현장을 뛰고 있다. 또한 박 의원도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단수 공천을 받아 이번 3번째 매치가 성사되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박 후보가 정 후보를 214표 차이로 꺾으며 신승을 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박 후보가 4만5479표로 정 후보의 3만3646표를 크게 따돌리며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 후보가 조금은 유리한 지형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대통령, 인천시장, 구청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이들 모두가 국민의힘 소속 인물로 바뀌었다.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은 없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정 후보가 힘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 때문인지 여론조사 결과도 현역 박 후보에게 호락호락하진 않게 나오고 있다.
텔레그래프코리아가 지난 2월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 연수갑 지역구 가상대결에서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가 45.9%를 얻어 민주당 박찬대 후보의 38.2%를 오차범위 내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이 흔히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일컬어지는 공천 갈등으로 인해 현재 지난 2월 초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전례 없이 조용한 공천이 이루어져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수갑 선거구는 송도신도시로 대표되는 연수을 선거구와 달리 발전이 더뎌 주민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연수갑의 가장 큰 현안은 원도심 재정비와 GTX B 노선의 정차역 추가가 꼽힌다.
먼저 박 후보는 원도심 지역 재정비 사업과 관련해 자신이 대표발의한 ‘노후신도시 재생 및 개선을 위한 특별법안’을 치적으로 꼽고 있다.
이 법안은 330만 제곱미터 이상의 신도시에 대한 정비 방안을 담으며 1기 신도시에 인천 연수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후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다른 10여 명의 의원들이 제출한 발의안과 함께 대안반영폐기되고 이들을 종합한 국토위의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 되었다.
이 법은 100만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로 적용 대상을 넓혀, 보다 세심하고 촘촘하게 노후 택지도 지원하도록 만들어졌다.
정 후보는 재정비에 대한 원도심 주민들의 요구를 인천시-연수구청과 함께 공조안을 만들어 대처하고 있다.
인천시의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연수구는 작년 6월 ‘원도심 재생 뉴(New)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 후보 또한 마스터플랜을 기본으로 원도심 지역을 특화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7일 인천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도시, 세계로 뻗어가는 인천’을 주제로 18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윤 대통령 또한 “노후화되고 공동화된 인천 원도심 재개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2027년까지 25개 지구, 2조4천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인천 구월, 연수, 계산, 만수, 부평을 비롯해 준공 뒤 20년이 지난 노후 계획도시들은 주민들이 원하는 경우 안전진단 없이 신속하게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해 연수구 원도심 재생에 힘을 보탰다.
두 후보 모두 연수 원도심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를 확장하고 제2경인선을 만들겠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연수을 선거구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 노선의 원도심 내 정차역을 추가하는 것이다.
해당 노선은 송도신도시 내 인천대입구역에서 출발해 인천시청역과 부평역을 거쳐 마석까지 이어진다. 이 중 인천대입구에서 인천시청까지 가는 노선이 연수 원도심을 지나가지만 정차역은 계획되지 않았다.
이는 두 역 사이의 거리가 10km에 불과해 중간에 정차역을 둘 경우 급행철도라는 취지에서 벗어난다는 현실적 제약 때문이다. 또한 추가 역을 설치하기 위해선 정부의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해당 지자체가 관련 비용을 추가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은 후보 시절 연수 원도심 내 GTX B 정차역 추가 설치를 공약했고, 작년 5월 인천시 재정으로 약 2천억 원을 부담해 연수구 내 수인선과 연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원도심에 있는 송도역, 청학역, 연수역 생활권 주민들 각자, 자기 역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론을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GTX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대통령을 위시해 국민의힘 소속 시장과 구청장 또한 GTX B 노선을 하루라도 빨리 완성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박 후보는 GTX B 노선과 관련해 애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 후보는 윤 대통령이 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를 방문해 GTX B 노선 착공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후보는 맹성규, 정일영, 허종식 등 GTX B 노선이 지나 가는 인천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7일 기자회견을 갖고 “GTX 사업을 관권 선거로 이용하고 있다”며 “착공식은 선거 이후에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런 박 후보의 GTX B 노선 착공에 대한 반발은 해당 노선이 윤 정부 들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는 세간의 인식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GTX B의 추진을 반겨야 하지만 동시에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 등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반갑지 않은 것이다.
박찬대 후보는 “강력한 야당으로 다시 거듭나 더 큰 정치로 입법권과 예산권을 적극 활용해 연수 원도심의 중단없는 발전을 위해 정부와 싸워 반드시 얻어 내겠다”고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정승연 후보는 “지난 8년간 주민들이 기회를 줬음에도 박 후보는 지역을 위해 실천한 게 없다”며 “중앙정부·시·연수구와 원팀이 돼 원도심 재도약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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