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베시아에서 개최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 노선 착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GTX B 노선이 개통되면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3분, 서울역까지 29분만에 도착하는 등 서울 도심까지 30분대로 연결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개통하겠다고 말했다.
GTX B 노선은 인천대입구역과 마석을 잇는 82.8km의 운행구간으로 계획되었다. 전체 구간에서 인천대입구와 용산, 별내에서 마석을 잇는 구간은 민간사업자가 수행하도록 지정되었고 용산과 별내까지는 국가재정이 투입된다.
이 중 인천 지역에 확정된 정차역은 인천대입구역, 인천시청역, 부평역 세 군데이다.
하지만 인천대입구에서 인천시청을 지나는 노선이 마침 수인선 구간을 가로질러 가며 수인선 구간 내 송도역, 청학역(신설 예정), 연수역 주민들 모두 자기 동네역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TX 사업은 정부가 예비타당성 등을 고려해 계획한 노선도에서 구간을 연장하거나 추가 역을 설치하려면 그 추가 비용을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에도 방만하게 재정을 투입하는 것을 막고 동시에 지자체 숙원 사업을 현실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원인자 부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바대로 GTX B 노선을 수인선과 연계하기 위해선 해당 지자체가 추가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미 유정복 인천시장은 후보 시절 GTX B 정차역 추가 설치를 공약했고, 작년 5월 인천시 재정으로 약 2천억 원을 부담해 연수구 내 수인선과 환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TX B 노선이 수인선과 연계되는 것에는 인천시(국민의힘 유정복), 연수구청(국민의힘 이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 후보(국민의힘 연수갑 정승연) 등 여야 가릴 것 없이 적극 추진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송도역, 청학역, 연수역 생활권 주민들이 각자 연계역 유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게 사실이다.
인천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처음 계획이 입안된 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장기간 표류해 온 GTX B 노선의 착공식을 위해 인천을 방문한 것을 반기고 있다.
GTX B 노선은 GTX 노선 중 유일하게 강남권을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년 이상 진행이 지체되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에 따라 60회 이상 집행전략회의를 갖는 등의 노력으로 착공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대다수인 지역 국회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GTX B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반발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연수구갑)·맹성규(남동구갑)·정일영(연수구을)·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과 노종면 부평구갑 예비후보, 이훈기 남동구을 예비후보 등은 7일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총선용 이벤트로 악용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
이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GTX B노선이 지나가는 인천대입구, 인천시청, 부평역에 해당하는 지역구 현역이다.
민주당 연수갑 박찬대 의원은 “착공식 행사가 지역 현안 사업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국회의원이 초청에서 배제된 채 진행 되었다”며 “주민간담회를 빙자한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인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지자체장만 참석했을 뿐 선거 중립을 위해 여야 모든 지역 국회의원들의 참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들은 “착공식은 선거 이후에 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선거를 불과 34일 앞두고 급작스럽게 착공식을 개최했다. 인천 총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라고 했다.
박찬대 의원은 “GTX 사업을 관권 선거로 이용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더욱 가열차게 윤 정권의 행태를 비판하고 정권 심판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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