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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적 우월감, 좌파 對日열등의식에 무너진다’ 이재명 대표, 다시 친일청산 꺼냈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68년 강원도에 살던 이승복 어린이가 북한 무장공비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하기 전 외쳤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이 말은 이후 반공 교육의 상징처럼 되었고 대략 90년대 중후반부터 교육 과정에서 삭제되었다.

삭제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짐작하건데 가장 큰 이유는 ‘촌스러움’ 때문이었을 듯 하다.

이미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반공 교육의 주 대상이었던 북한을 압도하고, 소련의 붕괴, 중국의 개방으로 더 이상 체제 경쟁이 무의미해진 마당에 반공 교육이란 그 가치가 퇴색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마당에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좌파 계열에서 꽤 자주 터져 나오는 “나는 쪽발이가 싫어요” 타령도 이젠 “촌스러움” 그 자체로 느껴진다.

지난 1월 26일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2024년도 전망치를 보면 한국은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4653달러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2위에 올랐다. 일본은 3만4554달러로 한 단계 아래인 3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1인당 GDP 전망치가 일본을 추월한 것은 IMF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1인당 GDP는 이미 한국이 2017년부터 일본을 앞섰다.

세계에서 가장 냉엄한 국가 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동아시아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처할 수 있는 국가가 단 2개 뿐이다. 대한민국과 일본.

그럼에도 러시아, 중국, 북한과 대결하며 동아시아의 민주주의를 함께 지키는 파트너인 일본과의 교류를 강조하는 순간 ‘대일굴종외교’라는 라벨을 붙이는게 좌파 세력의 특기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이어진 공천 잡음과 진보당 등 통진당 세력과의 연대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다시 꺼내 든 것이 고장난 녹음기처럼 하염없이 트는 ‘친일파’ 타령이다.

‘민족적 우월감, 좌파 對日열등의식에 무너진다’ 이재명 대표, 다시 친일청산 꺼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자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며 “하지만 역사적 책임과 합당한 법적 배상 없이 신뢰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 대표 본인조차 다짜고짜 일본을 비판하고 집권여당을 싸잡아 친일파로 몰기엔 국민들의 대일 인식이 바뀌었다 느꼈는지, 나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표현을 집어 넣은 듯도 하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인식 그 어디에 “미래지향적”인 면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관계가 미래지향적이 되려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함은 인간 관계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인간 관계도 그럴진데 국가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며 “역사적 책임”과 “합당한 법적 배상”을 언급하는 것은 과거퇴행적이다.

만약 함께 공존하고 교류해야 하는 국가 사이에 “책임”과 “배상” 문제가 족쇄처럼 걸려 있다면 맘 편히 단교(斷交)하고 보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2023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의 수가 무려 700만명에 육박했다.

이 대표 주장대로라면 이 사람들이 일본을 찾아 음식을 사먹고, 호텔에 투숙하고, 기념품을 사며 역사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신뢰 구축은 더더군다나 불가능한 국가를 이롭게 했으니 이들이야말로 ‘친일파’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과거를 바로 세워 미래로 전진하자”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표현 자체야 멋지게 보일지 몰라도 이치에 닿는지는 모르겠다.

이미 흘러 지나간 과거를 현재 시점에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인지 이 대표에게 방법을 물어 보고 싶다.

부디 이 대표가 친일 행적을 했던 사람들의 무덤을 파묘(破墓)해 부관참시(剖棺斬屍)하는 것이 과거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의 인물은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

이별의 아픔을 치료하는 최고의 방법은 지금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힘들게 했던 옛 연인을 증오한들 서로 도움될 것은 없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며 ‘1인당 GDP 일본 추월’같은 소식을 일본에 전해 주는 것이 최고의 복수이며 이 대표가 말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첩경이다.

자꾸 일본 관련 발언 중 극히 일부분을 침소봉대해 왜곡된 역사 의식을 각인시킨다면 국민들이 “우리가 해방 후 80년 동안 열심히 살았구나”하고 어찌 보면 5천년 역사에 있어 처음 있는 민족적 우월감을 누릴 새도 없이 ‘피해의식, 열등의식’에 사로 잡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재명 대표는 어제 발언으로 알뜰살뜰 저축해 그나마 물가가 저렴하다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700만 국민의 마음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지금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은 일본 천황에게 ‘기습 숭배’라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것인가.

이 대표가 비판의 한 꼭지로 언급했던 국민의힘 연수을 정승연 후보의 2021년 저서인 ‘일본, 동행과 극복’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참고할만한 일본관(日本觀)이 기술되어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이제 일본이라는 나라에 당당해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피해의식이나 강박관념, 열등의식과 같은 일본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우리 세대까지는 몰라도 다음 세대까지 일본에 대한 ‘열등의식, ‘피해의식’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은데 이 대표를 위시해 좌파 세력이 감히 국민을 정신교육 시키려는 작태에 분노만 치민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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