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코로나로 일시 수용 해제…도주 기간 조폭 등에 필로폰 공급 평택경찰, 26명 검거해 19명 구속…”마약류 범죄 전면전 시작”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필로폰 등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마약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구치소에서 수용 해제 후 1년 넘게 도주하면서 조직폭력배 등에게 마약을 공급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마약상을 비롯해 필로폰을 유통하거나 투약한 현직 조폭, 마약을 구하기 위해 강도행각을 벌인 일당 등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49) 씨 등 판매책 7명, 투약 사범 12명 등 총 19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과거 교도소 동기인 평택지역 조폭 B(39) 씨 등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월 마약 판매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던 같은 해 2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당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며 확산 일로에 있었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용 해제가 된 A씨는 불구속 상태로 계속 재판을 받아야 했으나 그대로 잠적했고, 궐석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A씨는 이후로도 13개월간 도주를 이어가며 고속버스 화물편 등을 통해 B씨 등에게 지속해서 필로폰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리대상 조폭인 B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같은 조직 소속 조폭을 비롯한 20여 명에게 A씨 등으로부터 받은 필로폰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유통한 필로폰을 받아 판매하거나 투약한 이들은 10~70대의 학생, 주부, 자영업자, 회사원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갖고 있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평택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출장마사지사를 불러 술을 마시던 40대 남성의 집에 침입해 이 남성을 폭행하고 2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C(34) 씨 등 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출장마사지사를 피해자의 집에 보내놓고, 뒤이어 둔기를 들고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씨 검거 당시 차량에서 필로폰을 발견하고 추가 수사에 착수, 판매책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어 필로폰을 소지한 강도 피의자를 검거하고, 그 윗선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관련자들을 일망타진했다.
불구속 피의자 7명 중 3명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등 이번 사건 관련자 대부분 현재 구속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에게 필로폰을 판매한 윗선 및 또 다른 판매책과 투약사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이 마약류 범죄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한 만큼, 앞으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류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