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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은 세계 꼴찌인데 쌍둥이는 세계 2위…전문가들 “위험한 구조, 정책 전환 시급” 경고

출산율은 세계 꼴찌인데 쌍둥이는 세계 2위…전문가들 “위험한 구조, 정책 전환 시급” 경고
(사진제공=언스플래쉬)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쌍둥이를 포함한 다태아 출산율은 세계 최상위권에 이르면서 산모와 태아 건강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배혜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다태아 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다태아 출산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산모·신생아 건강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3.7%에서 지난해 5.7%로 꾸준히 증가했다. 분만 1000건당 다태아 출산 건수는 28.8건으로, ‘세계 다태아 출생 데이터(HMBD)’에 포함된 국가 가운데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HMBD 국가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 출산 증가와 보조생식술 확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모 평균 출산 연령은 2015년 32.2세에서 지난해 33.7세로 높아졌고, 다태아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5.3세로 단태아 산모보다 더 높았다.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배아를 2개 이상 이식하는 관행도 다태 임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다태아 임신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고위험 임신이라는 점이다.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임신중독증, 산후 합병증 위험이 단태 임신보다 현저히 높고, 출산 이후에도 부모의 돌봄 부담과 경제적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배 전문연구원은 “현재 정부의 다태아 지원 정책은 임신 이후와 출산 전후에 집중돼 있어 근본적인 위험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태임신 자체를 줄이기 위한 임신 이전 단계의 정책적 개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여러 국가들이 단일 배아 이식을 원칙으로 권장하며 다태 임신을 관리하는 것과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출산 장려 정책이 ‘출산 수치’에만 매몰될 경우 오히려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초저출산 상황 속에서 다태아 출산이 늘어나는 현재 구조는 단기적인 출생아 수 증가가 아니라 장기적인 의료·돌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출산율 제고와 함께 출산의 안전성과 질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다태임신을 예방하고 산모와 아이 모두의 건강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보조생식 정책과 지원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op_tier_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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