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만날까봐”…태국인 아내에 끓는 물 부은 한국인 남편 구속

태국인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중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40대 한국인 남편이 구속됐다.

의정부지법은 16일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A씨(40대)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미체포 상태에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출석했다. 수갑이나 포승줄은 착용하지 않았으며,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심문을 마친 뒤에도 “범행 이유가 무엇이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A씨는 지난 3일 정오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잠들어 있던 태국 국적의 아내 B씨(30대)의 얼굴과 목 부위에 커피포트로 끓인 물을 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A씨는 B씨를 서울 성동구의 한 화상 전문병원으로 데려갔으나, 병원 측이 폭행 정황을 의심해 같은 날 오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피해자 측은 A씨가 평소 질투와 집착을 보였으며, 범행 당시에도 “다른 남자를 만날까 봐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씨는 변호인을 동반한 경찰 조사에서 “넘어지면서 실수로 끓는 물을 쏟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A씨에게 접근금지와 분리 조치를 포함한 임시조치 1·2호를 결정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태국인 지인의 SNS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태국 현지에도 알려졌다. 태국 언론 더 타이거(The Thaiger) 등 현지 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타니 쌩랏 주한 태국대사는 지난 8일 영사 직원들과 함께 피해자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하고, 향후 병원·경찰·통역 지원 등 필요한 도움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구속 상태로 조사하며 정확한 범행 경위와 추가 범죄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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