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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외투쟁은 자위적 위안,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해적 선택 아니길…

[사설] 장외투쟁은 자위적 위안,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해적 선택 아니길…
(사진제공=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이 21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광화문광장에서 장외집회를 연 지 5년 8개월 만이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동대구역 앞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규탄대회’에 참석했지만, 국민이 실제로 본 것은 대안 없는 규탄 구호에 불과했다.

대구는 국민의힘의 안방이다. 본진에서 수만 명을 모아 세를 과시한들, 그것이 정치적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과연 영남권을 벗어난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규모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겠는가. 답은 자명하다. 본진에서의 장외투쟁은 자위적 위안일 뿐이며, 정치적 확장성과 국민 설득력에서는 빈약하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쇼를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이다.

보수정당의 올바른 길은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잘하는 정책에는 협력과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익과 직결된 사안, 대미 외교와 같은 영역에서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합리적 보수의 길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3,500억 달러라는 터무니없는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부·여당과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보수정당의 책임감과 품격이 드러날 것이다.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신기루 같은 지지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신뢰와 공감을 얻는 정책 중심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으로 보수의 가치를 높이는 정당으로 출발할 때, 비로소 전국적인 지지의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싸움이 아니라 해법이다. 이제 국민의힘은 선택해야 한다. 본진에서의 장외투쟁으로 자기 위안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국회라는 본래의 정치 무대에서 정책과 협치, 품격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인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해적 선택을 중단하고, 정책으로 국민에게 신뢰와 공감을 얻는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새롭게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top_tier_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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