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보호 조치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마라도 길고양이들이 섬 밖으로 쫓겨난데 이어 마라도 반려견들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세계유산본부는 마라도의 반려견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문을 마라도에 보냈다.
세계유산본부는 공문에서 주민 주거지를 제외한 마라도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모든 반려견에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고, 소유자 동반 없는 반려견 배회(이동)나 출입을 금지하도록 했다.
제주도는 이들 사항을 위반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부득이 관련 기관에 조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실제 일부 동물단체는 길고양이의 사냥으로 인해 뿔쇠오리 개체가 감소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마라도 반려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동물단체는 “마라도의 개들이 늘 길고양이들을 몰이한다”면서 “지난달 24일 뿔쇠오리 4마리 사체가 발견된 곳도 개들이 고양이들을 몰아붙여 고양이가 영역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마라도에는 현재 총 7마리의 반려견이 있다.
이들이 뿔쇠오리에 해를 가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라도는 물론 제주도 본섬의 중산간 마을 등에서는 중형 크기 이상의 반려견을 묶어놓지 않고 멋대로 돌아다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마라도에서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길고양이 42마리를 포획했다. 포획된 길고양이들은 제주시 조천읍 세계유산본부 옆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마라도에 서식하는 고양이들이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먹잇감으로 사냥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이뤄진 조치다.
마라도에서는 매년 뿔쇠오리 사체가 나오고 있고 지난달 24일에도 뿔쇠오리 4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천연보호구역 마라도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와 더불어 슴새 등 주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번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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