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함에 따라 그가 지지를 보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 대한 관심이 솟구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 그와 교감을 나눈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그녀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은 “저는 대통령(바이든)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제 의도”라고 밝혔다.
민주당 주요 인사와 의원 대부분도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경쟁력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단 낫다는 인식과 함께 그 누가 후보로 나선다 할지라도 상승세인 트럼트를 상대로 이기기 힘들다는 평가가 겹쳐 그녀의 출마를 지지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 내 유력 인사들은 잇따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엑스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으려면 “카멀라 해리스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성명에서 “민주당이 나아갈 최선의 길은 해리스 부통령 뒤로 신속하게 뭉쳐서 대통령 선거를 이기는 데 다시 집중하는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2020년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성명에서 “이제 카멀라 해리스가 횃불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적임자”라며 “난 그녀가 이 선거에서 이겨 우리의 다음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앞으로 이끌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금까지 민주당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총 286명 가운데 절반을 넘은 159명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고,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 한 명만 경선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州)의 민주당 조직을 이끄는 주(州)당위원장(state party chairs)들이 이날 오후 회의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지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로이터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려면 주당위원장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며, 해리스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 발표 직후 이들을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최고의 애국자”라 칭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이런 인종적 배경이 미국 내 소수계의 민주당 쏠림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살짝 뒤지고 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이날 최근 67개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4%, 해리스 부통령은 45.4%를 기록했다.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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