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정상회의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소개하며 ‘푸틴 대통령’
연이은 대형 말실수로 민주당 대선 후보 자진 사퇴 압박 강해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이름을 ‘푸틴'(러시아 대통령)으로 잘못 불렀다가 곧바로 수정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나토 정상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뒤 옆에 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 “신사·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나는 푸틴을 물리치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너스레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실수를 곧바로 정정하긴 했지만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건강과 인지력 저하 문제를 드러낸 뒤 재선 도전 포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한 격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 도중 자신을 “흑인 대통령과 일한 첫 흑인 여성”이라고 말실수를 했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업적을 소개해 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으로 일한 것이 영광이라는 의미로 말을 하려다 이와 같은 말을 했다.
그의 말실수가 반복되며 인지력 저하 증세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되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한국 대통령’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편 행사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부르자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나토 정상회의 기자실에서는 “오 마이 갓(Oh my God)” 등 기자들의 탄식 소리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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