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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니 ‘억’ 소리 아니라 ‘조’ 소리 나네…항소심, “최태원, 노소영에 1조3천800억원 주라” 판결

최태원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SK 성장에 노태우 前대통령 무형적 도움 인정

최 회장은 2010년 내연녀와의 사이에 혼외자 낳아

법원, “일부일처제 존중 않고 반성도 안해” 최회장 질타

항소심 법원이 최태원(63)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3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고법 판결은 2022년 12월 1심이 인정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금액이다. 특히 재산분할은 현재까지 알려진 대한민국 역대 최대 규모다.

이혼하니 ‘억’ 소리 아니라 ‘조’ 소리 나네…항소심, “최태원, 노소영에 1조3천800억원 주라” 판결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왼쪽은 법정 출석하는 최 회장, 오른쪽은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노 관장.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고 판시했다.

이어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 회장에 대해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는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소송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초기 유책배우자는 이혼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인해 둘 사이의 이혼은 진행되지 못했으나 이후 법원의 인정으로 2017년 이혼이 시작되었다. 당시 최 회장은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양측이 조정에 합의하지 못함으로써 이혼소송으로 발전했다.

노 관장은 한동안 최 회장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 중 42.29%(650만주)를 재산 분할로 요구했다. 이 주식을 당시 시세로 환산하면 약 1조3700억원이다. 위자료 3억원도 함께 청구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주식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한다”면서 최 회장에게 재산 분할 665억원, 위자료 1억원의 현금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왼쪽은 법정 출석하는 최 회장, 오른쪽은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노 관장. (사진=연합뉴스)

노 관장은 항소하면서 2심 재판부에 재산분할 청구 액수를 약 2조원으로 늘리고, 위자료 청구 액수도 30억원으로 증액했다.

최 회장은 故최종현 SK 선대 회장의 큰 아들이고, 노 관장은 故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결혼했고 둘 사이에 딸 둘, 아들 하나를 뒀다.

둘 사이의 파국은 2015년 최 회장이 언론을 통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최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 회장과의 사이에서 2010년 혼외자 딸을 낳은 동거인 김희영씨는 최근 활발한 공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김씨는 미국 생활 중 2008년 전 남편과 합의이혼한 바 있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는 현재 대학생 아들이 1명 있으며 최 회장과 함께 키운다고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김씨를 공개적인 무대에 등장시키는 등 관계에 대해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파리 루이비통 재단 뮤지엄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갈라 디너 행사에 최 회장은 김씨를 대동해 화제가 되었다.

현재 김씨는 청소년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장학, 교육, 복지 사업을 하는 티앤씨재단을 이끌고 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포도뮤지엄의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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