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불과 15일, 사전투표일까진 불과 10일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거대 양당 대표의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됨에 따라 확성기와 대형 전광판 등을 동원한 본격적인 유세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각 당의 치열한 선거전과 함께 상대를 향한 발언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은 전국을 순회하며 유세를 하고 있다. 다만 선거법상 확성기를 사용하지 못해 목이 터져라 외치다보니 이미 양 대표의 목은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찾아 “재생 에너지를 확충하지 않으면 우리 수출 기업은 국내 생산을 못하고 유럽, 미국으로 살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좋은 일자리가 다 없어진다. 이런 멍”이라고 말한 뒤 잠시 말을 멈췄다. ‘멍청한 사람’이라고 말하려다 순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모자란 사람들 봤느냐”며 “국가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외쳤다.
또한 이 대표는 23일 경기도 포천을 찾아 정부 여당을 비판하며 “이미 나라에 망조가 들었다. 2년도 안 되는 시간에 이렇게 나라를 망칠 수 있느냐”며 “이제는 스톱시켜야 한다. 4월 10일은 회초리를 드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25일 늦은 오후 천호동 로데오거리를 찾아 거리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우리는 범죄자들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상황을 절대 허락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정신 차리고 나서지 않으면 정말 범죄자들이 우리 선량한 사람들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가” “10년 뒤에 20년 뒤에 우리의 후손들이 ‘그때 너희 뭐 했어’라는 비난을 하기 바라나”라고 했다.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의 발언이 점차 강경해지는 것은 각자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비추어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났듯 민주당 지지세와 국민의힘 지지세는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당이 투표장에 자기 세력을 얼마나 나오게 하는냐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정권심판을 강조하고 한 위원장은 보수층에게 이런 사람이 이끄는 당이 다수당을 만들어서야 되겠냐고 외치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는 총칼없는 전쟁’이라지만 우리 정치판이 비록 가식적으로라도 품격있는 언어의 장이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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