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상 음식물 가액을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이 3만원 이상의 음식물, 15만원 이상의 농축수산물·가공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그러나 10여년 전 설정된 음식물 3만원·농축수산물 15만원 기준이 그동안의 물가 상승 등 제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각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농업·어업 등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준 금액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내수 진작 차원에서 청탁금지법에 대한 손질을 예고했다. 대통령실에선 사실상 사문화된 식사비용 규정은 내수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가액 범위 조정을 통해 민생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발맞춰 국민권익위는 지난 22일 전원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상 음식물의 가액 범위를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고 현재 입법예고 등 시행령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농축수산물·가공품 선물 가액을 상시적으로 3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미 현행 청탁금지법에서 설날·추석 기간 동안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를 평상시 기준의 두 배로 상향토록 하고 있어, 선물 가액을 30만원으로 상향하게 될 경우 설날·추석 명절기간에는 그 두 배인 60만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29일 인천 소래포구전통어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다음 달 7일까지 전국을 돌며 현장 간담회를 연다. 이를 통해 농축산업계·외식업계·소상공인 등의 고충을 직접 청취할 예정이다.
국민권익위 정승윤 부패방지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민생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호소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합리적인 청탁금지법 운영 방안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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