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메인
  • 국힘 전대, ‘읽씹’ 논란 하나로 한동훈-원희룡 양강 구도 분명해졌다

국힘 전대, ‘읽씹’ 논란 하나로 한동훈-원희룡 양강 구도 분명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일명 ‘읽씹’ 논란 수렁에 더욱 깊게 빠지는 양상이다.

한 후보는 4·10 총선 과정에서 영부인 김건희 여사로부터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개인적인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고도 무시했다는 논란으로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등으로부터 연일 공격을 받고 있다.

국힘 전대, ‘읽씹’ 논란 하나로 한동훈-원희룡 양강 구도 분명해졌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이번 논란의 배후로 대통령실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6개월 전 김 여사와의 개인적인 연락이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 시점에 갑자기 공개된 것은 대통령실에 의한 “선동 목적의 전대 개입”이라고 반발하는 것이다. 한 후보 측에선 그 배경에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구도를 깨버리려는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의 공작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 의혹은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규완 논설실장에 의해 최초 공개됐다. 김 여사가 보냈던 문자에는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는 방송 출연자의 주장이었다.

대통령실은 한 후보 측의 의혹 제기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일절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이번 논란과 거리를 뒀다.

친윤계 중진 의원도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두고 ‘사과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하다가, 이제는 불리하니 ‘전대 개입’을 주장한다”며 “검찰 때는 수시로 소통해놓고 지금은 사적·공적 통로를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7일 열 예정이었던 ‘한동훈 후보의 당대표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강한 경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원외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당헌·당규상 금지하는 선거운동이 행해진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및 반대 여부를 묻는 행위는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닌 공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사과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그냥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며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에 비해 뒤처지다 이젠 어느 정도 호각을 다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승기를 잡기 위해 한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같은 날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문자 논란 자체보다도 그걸 다루는 한동훈 후보 측의 태도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 내용이 사과하겠다는 것보단 사과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원 후보는 “그렇다면 둘 중 한 분은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오해와 논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후보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며 “팀워크를 깨는 선수는 팀을 공멸로 이끈다”고 말했다.

jinsnow@gmail.com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