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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의 위안스카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조태열 장관에 작별인사  

이달 중순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한국 정부에 고압적인 태도와 내정간섭으로 논란 키워

논란 의식한 듯 조 장관 아주 짧은 시간 접견

이임을 앞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4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조 장관은 일정상 싱 대사를 잠깐 접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21세기 한국의 위안스카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조태열 장관에 작별인사  
이임을 앞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조태열 장관은 이임하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잠깐 접견했다”며 “조 장관은 싱 대사가 한중 수교협상에도 직접 참여했고, 지난 4년 반 동안 주한대사로서 수고가 많았다”는 격려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한중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싱 대사는 “앞으로 어디서든 한국에서 느끼게 된 우정을 잘 간직하면서 한중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최근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중국인 피해자들에 대해 깊은 위로를 다시 한번 표했고, 싱 대사는 한국 정부가 신경 써준 데 대해 감사를 전달했다.

조 장관이 싱 대사를 공식적으로 단독 회동한 건 지난 1월 취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싱 대사는 조 장관 예방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한국 정부나 각계각층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돌아가도 무슨 일을 하든 계속해서 좋은 경험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사로 활동하면서 후회되는 점을 묻자 침묵했고, 잘한 점에 대한 질문엔 “저는 열심히 노력했다”며 “양국 관계를 잘 발전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고 영원히 그 정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임을 앞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1월 한국에 부임한 싱 대사는 본국의 호출을 받고 이달 중순 이임할 것으로 전해진다. 싱 대사는 약 20년간 남북 관련 업무를 해온 중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통이다. 북한 황해도에 있는 사리원농업대학을 졸업해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중수교 당시 주한중국대사관 3등서기관으로 부임하기도 했다. 주북 중국대사관과 주한 중국대사관을 오가며 업무를 본 관계로 북한과 한국 내 인맥이 넓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대외 행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일로 미운털이 박힌 싱 대사를 우리 정부 인사가 공식 접촉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싱 대사의 발언을 평가하며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들이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 싱 대사를 위안스카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라고 비공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원식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싱 대사가 마치 구한말 우리나라에 왔던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처럼 막말을 쏟아냈다.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1885년 조선 주재 청나라 교섭·통상 대표를 맡아 조선에 들어온 청나라의 위안스카이는 조선의 내정과 외교에 간섭하며 조선왕 위에 군림하는 총독 행세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말이나 가마를 타고 궁궐 문을 출입하는 등 고종을 능멸하고 고종을 폐위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작년 6월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 (사진=연합뉴스)

싱 대사가 귀국하면 당분간 팡쿤 주한중국대사관 공사가 대사대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 주한 중국대사관 부대사를 지낸 천하이 주미얀마 대사 등이 거론된다.

천하이 주미얀마 대사는 2016년 외교부 부국장 시절, 한국을 찾아 우리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를 두고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줄곧 외교부 부국장 또는 국장급의 실무자를 주한대사로 파견해왔다. 이에 반해 한국은 꾸준히 장·차관급 인사를 주중대사로 내정했다. 중국은 북한엔 부부장(차관)급 대사를 보내고 있다.

zerosia8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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