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면 탄핵으로 몰락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명령인 해병대원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저지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온갖 꼼수와 추태와 망동을 부렸지만, 국민과 국회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박 직무대행은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대답을 내놓을 차례”라며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인지 또 거부권을 남발하며 국민과 맞설지는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를 택한다면 국민은 대통령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지만 만일 후자를 택한다면 정권은 폭풍 같은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 후과가 어떨지는 권력을 농단하다 몰락한 박근혜 정권의 최후가 잘 말해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판단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책무”라며 “위헌 사항이 분명한데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직무 유기”라고 밝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공영방송 흑역사를 만든 장본인이자 방송장악에 부역한 인물에게 중책을 맡기다니 제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자진 사퇴한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임으로 이진숙 전 사장을 지명했다.
박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은 제발 정신 좀 차려야 한다. 능력도 자격도 도덕성도 없는 이진숙 씨 지명을 철회하고 방송장악 야욕을 포기해야 한다”며 “공영방송을 대통령이 즐겨본다는 극우 유튜브처럼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국민과 국회가 뭐라고 하든 방송장악 쿠데타를 지속하겠다는 정권의 선전포고에 민주당은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며 “공영방송을 ‘땡윤뉴스’로 뒤덮으려고 위법과 탈법을 감행한다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10번이든 100번이든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jinsnow@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