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 크게 웃돌아…D램 수요 증가·가격 상승
분기 영업이익 10조,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만
하반기 범용 D램 공급 부족 심화…HBM3E 양산 가시화 주목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1분기에 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다시 보여줬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5일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익만 작년 동기 대비 1452.24% 증가한 것으로 발표 즉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앞서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높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이날 발표만큼은 아니었다. 증권사 15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8조2680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4% 증가한 73조8892억원으로 예측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1분기에는 DS부문에서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크게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실적이 개선된 것을 실적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늘었다. 우호적인 환율 속에 메모리 반도체의 판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며 스마트폰의 수익성 부진을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과 낸드의 가격은 각각 13∼18%, 15∼20%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책임질 것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이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은 HBM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설비 증설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예정이다. 엔비디아 AI가속기에 탑재될 HBM 품질 테스트 통과도 앞두고 있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 증가로 HBM의 D램 캐파 잠식 현상이 커지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심해질 수 있다”며 “경쟁사들이 2023년에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줄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웨이퍼 캐파 경쟁력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인프라 투자 붐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특수는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HBM3E, 128GB 고용량 D램 매출을 언제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현재 TSMC가 독점하는 AI 칩 수주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8단 제품의 경우 이르면 3분기 초, 12단 제품의 경우 3분기 말 경 고객사 품질 테스트 관련 유의미한 성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추가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에 코스피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4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7.53포인트(0.61%) 2841.5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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