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솔 중 교통사고 발생…교사 주의 의무 위반 여부 쟁점
검사, 기소 배경 설명하면서 울먹이기도…내달 증인신문 진행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부주의하게 학생을 인솔한 혐의로 법정에 선 교사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9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 심리로 열린 교사 A·B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교사 측은 ‘주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다만 버스 운전 과정에서 학생을 쳐 숨지게 한 운전기사 C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과 이동할 때 선두에서 걸으며 뒤따라오는 학생들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거나 인솔 현장에서 벗어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이 앞선 과실로 함께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공소 요지를 진술한 뒤 기소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공판 검사는 “많은 학생과의 현장 학습은 분명 어려운 일이고 학생들의 행동을 모두 예측하고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장 학습을 포함한 교육 현장에서의 모든 사고에 대해 선생님들이 책임질 수도, 선생님들에게 책임을 지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건의 본질은 버스 운전자와 선생님들이 각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다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이동 과정에서 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위험이 제거될 때까지 아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여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주의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게 됐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를 잃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사는 기소 배경 설명을 마치기에 앞서 울먹이며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A·B씨 변호인은 “이 사고는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했고 교사들은 현장 체험학습 인솔자로서 주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검사가 지적한 점에 관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신 판사는 이번 재판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라는 점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물었지만, 이들은 모두 거절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주요 증인 2명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5월 28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