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매년 50만명의 생명을 앗아가며 전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말라리아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킹 파이살 전문 병원 겸 연구 센터(이하 KFSH&RC) 연구진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및 영국, 미국, 인도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말라리아 퇴치에 결정적인 주요 유전자를 발견하는 과학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PfAP2-MRP’로 명명된 해당 유전자는 가장 치명적 형태의 말라리아 변종을 유발하는 기생충인 열대열원충의 복제 과정에서 필수적 유전자로 지목된다.
연구진은 첨단 실험을 바탕으로 PfAP2-MRP 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적혈구 내 말라리아 기생충의 수명 주기에서 이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같은 억제 기능을 통해 기생충의 번식 능력을 크게 방해함으로써 질병 증상의 심각성을 줄이고, 확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킹 파이살 전문 병원 겸 연구 센터의 병리학 및 진단검사의학과 학과장이자 수석 연구원 아쉬라프 다다(Ashraf Dada) 박사는 “연구진의 이번 발견으로 가장 치명적 형태의 말라리아 균주인 열대열 말라리아에 대한 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또 말라리아의 진행 과정과 인간 면역 체계 간 상호 작용에 대한 학계 이해도를 개선시켜 아프리카에서만 2억명이 감염되어 있는 말라리아 퇴치 노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번 연구를 통해 또한 PfAP2-MRP 유전자가 유전적으로 다양한 단백질 수용체의 생성을 조절함으로써 기생충이 숙주의 면역 체계를 회피할 수 있게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같은 메커니즘은 말라리아의 전 세계적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제공했는데, 앞으로 치료 전략 개발에 해당 유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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