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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도로가 사라졌다”…아산·천안 물폭탄에 차량 고립 8명 구조

“새벽 4시, 도로가 사라졌다”…아산·천안 물폭탄에 차량 고립 8명 구조
22일 새벽 충남 아산·천안 일대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침수된 도로에서 시민들이 차량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 북부 호우 피해 신고 42건…도로 침수·나무 쓰러짐 잇따라
아산 시간당 62㎜ 기록…충남도 재난 대응 2단계까지 격상

22일 새벽 충남 아산과 천안 일대에 짧고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물에 잠기고 차량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주민들이 잠든 시간대에 집중호우가 발생한 탓에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 30분까지 충남 북부지역에서 접수된 호우 관련 신고는 모두 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구조 요청은 5건이었으며, 피해 신고 대부분은 아산과 천안에 집중됐다.

비가 강해진 오전 4시 무렵부터 아산시 염치읍 염치교차로 아래 도로와 영인면 일대 국도 등에서 침수 신고가 이어졌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차 안에 갇히는 상황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침수 구간에 고립된 차량 탑승자 8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이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이번 폭우로 인한 중대한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로뿐 아니라 강풍과 폭우에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지대가 낮거나 배수 여건이 좋지 않은 도로를 중심으로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아산시와 천안시는 오전 3시 58분부터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잇달아 발송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침수 도로와 하천 주변 접근을 자제하고, 산사태와 하천 범람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까지 아산에는 125㎜의 비가 내렸다. 천안 직산의 누적 강수량은 23㎜였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아산 62㎜, 천안 직산 21.5㎜로 관측됐다.

특히 아산에서는 한 시간 동안 60㎜가 넘는 비가 집중되면서 배수시설이 빗물을 충분히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누적 강수량도 문제지만 짧은 시간에 강수가 집중될 경우 도로와 지하차도, 하천 주변 지역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 사례라는 견해도 있다.

충남도는 오전 2시 30분부터 초기 대응에 착수한 뒤 오전 3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이후 빗줄기가 거세지자 오전 4시 30분 대응 단계를 2단계로 높였다.

기상 상황이 점차 안정되면서 충남도는 오전 5시 50분 비상 단계를 1단계로 낮췄고, 오전 8시를 기해 비상근무를 종료했다. 다만 추가 강수와 지반 약화에 따른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상시 대응체계는 유지하기로 했다.

아산과 천안에 발효됐던 호우경보는 각각 오전 6시와 오전 6시 30분 해제됐다. 비구름이 빠져나가면서 강수는 잦아들었지만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와 하천 수위 상승, 도로 파손 등 후속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폭우는 단순히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피하기 어렵다.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좁은 지역에 짧고 강한 비가 내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만큼 기존 배수시설과 침수 방지 대책이 달라진 강수 양상을 감당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매년 집중호우 때마다 저지대 도로와 지하차도, 하천 인접 지역에서 유사한 피해가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재난문자 발송과 사후 통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상습 침수구역을 중심으로 배수 능력을 높이고, 차량 진입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자동 차단시설과 실시간 수위 감시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신속한 구조로 큰 인명피해를 피했지만, 8명이 차량 안에 고립됐다는 사실은 상황이 조금만 달랐다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기습적인 집중호우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재난 대응의 기준 역시 과거의 평균 강수량이 아닌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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