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커닝 사태, 돈의 시대가 빚은 도덕의 붕괴 [사설] AI 커닝 사태, 돈의 시대가 빚은 도덕의 붕괴](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5/11/image-94-1024x603.png)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AI 단체 커닝’ 사건은 단순한 대학 내 부정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얼마나 깊게 도덕적 해이와 가치의 불균형에 빠져 있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이 교육의 도구가 아니라 부정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기술 그 자체보다 더 심각한 인간의 윤리 부재를 고발한다.
이 사태는 연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하대 의대에서는 온라인 시험 중 90여 명이 집단 부정행위를 벌였고, 고려대에서도 1,400명이 수강한 강의에서 오픈채팅방을 통한 단체 커닝이 적발됐다. 교수들은 감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학교는 규정을 고치며 대책을 내놓지만, 임시변통일뿐이다. 문제의 근원은 제도나 감독의 허술함이 아니라, 정직을 ‘양보할수없는 최고의 가치’로 삼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 있다.
‘성공’의 이름으로 포장된 경쟁과 효율, ‘성과’만이 평가되는 현실 속에서 정직과 양심은 너무 쉽게 밀려났다. 학생들은 성적을 위해 AI를 속임수로 쓰고, 기업은 이익을 위해 노동의 가치를 깎으며, 정치권은 권력을 위해 원칙을 버린다. 사회 전반이 돈의 논리로 돌아가다 보니, 교육도 예외가 아니게 된 것이다.
오늘의 젊은 세대는 “도덕이 밥 먹여주냐”는 냉소 속에서 자랐다. 부모 세대조차 돈과 스펙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사회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본 것은 정직한 노력의 결실이 아니라, 편법과 지름길이 만들어낸 ‘성공의 서사’였다. 그 결과 ‘배움의 의미’는 퇴색했고, ‘윤리의 가치’는 조롱받기 시작했다. 이번 연세대 사태는 그 가치관이 현실의 형태로 드러난 사건이다.

지금 우리가 되새겨야 할 고사성어는 “견리사의(見利思義)”, 곧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이익 앞에서 의(義)를 잃었다. 교육, 정치, 경제, 언론, 모두가 이익을 좇는 구조 속에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의로움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학은 지식의 요람이자, 사회의 도덕을 길러내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현실은 그마저 흔들린다. AI로 답안을 베끼는 학생들, 이를 방관하거나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학교, 그리고 ‘취업이 먼저’라며 도덕을 뒤로 미루는 사회, 이 모든 것이 지금의 균열을 키운다.
이 사태의 본질은 균형의 붕괴다. 우리는 오랫동안 경제 성장만을 절대선으로 여기며, 인간의 품성과 도덕의 토대를 등한시해왔다. 그 결과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마음은 황폐해졌다.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회는 점점 더 불안하고 냉소적으로 변했다.
이제 대학과 사회 모두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첫째,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간의 도덕을 기르는 과정임을 되새겨야 한다. AI 윤리, 정직의 의미, 공정의 가치가 교양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둘째, 사회 전체가 ‘돈 중심의 가치관’을 되돌아봐야 한다. 성장의 척도를 GDP로만 재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윤리 없는 성장은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셋째, 국가와 기업, 언론이 정직한 삶을 존중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편법이 아닌 원칙, 기망이 아닌 신뢰가 경쟁력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번 AI 커닝 사태는 한 대학의 일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방치해온 도덕의 균열, 불균형 성장의 그늘이 폭로된 결과다. 첨단기술과 자본의 힘이 아무리 커져도, 그 위에 서야 할 것은 인간의 양심이다.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見利思義)’
이 간명한 가르침이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절실하다. 경제와 기술이 아무리 앞서 나가도, 도덕과 균형이 무너지면 그 문명은 오래가지 못한다. 연세대의 사건은 단지 학생 몇 명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정직의 가치’에 대한 엄중한 경고장이다.
이제 그 경고를 외면한다면, 다음의 붕괴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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