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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쌤의 책방] 허구와 현실을 잇는 인간의 역사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봉쌤의 책방] 허구와 현실을 잇는 인간의 역사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사진제공=김영사)

인류는 언제부터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기 시작했을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단순한 인류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사회 구조의 근본을 탐구하는 통찰의 기록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순간부터, 오늘날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하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히 펼쳐진다.

책은 세 가지 결정적 전환기를 중심으로 인간사를 조망한다. 첫째, 인지혁명이다. 인간은 상징적 사고와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신화와 종교, 화폐와 국가 같은 허구적 질서를 창조하며 집단적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사피엔스는 다른 인간 종을 능가하고 지구상의 생태계를 재편할 수 있었다. 둘째, 농업혁명은 인간을 정착시키고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으나, 하라리는 이를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지 않은 혁명’으로 평가한다. 식량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노동은 더 고되었고, 질병과 계층화는 새로운 불평등을 낳았다. 셋째,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은 인간의 힘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며 문명을 가속화했지만, 동시에 환경 파괴와 핵무기, 불평등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야기했다.

하라리가 강조하는 핵심은 ‘허구의 힘’이다. 인간은 현실 속 사실만으로는 거대 사회를 조직할 수 없기에, 상상의 규범을 믿음으로써 대규모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 종교적 신념, 정치적 이념, 경제적 가치 모두 인간이 창조한 허구이며, 이 허구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사피엔스』의 매력은 균형감에 있다. 인간을 찬미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문명의 발전과 인간 삶의 모순을 동시에 보여준다. 우리는 위대한 발명과 문명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행복과 윤리, 생태적 책임 앞에서 고민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AI, 유전공학, 우주 탐사 등 기술 혁신이 속도를 더하는 오늘, 이 책은 인간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게 하는 거울이 된다. 인류의 역사와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사피엔스』는 필독의 자리를 차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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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ane25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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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herine405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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