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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찰리 커크 피살, 민주주의의 위기와 한국의 교훈

[사설] 찰리 커크 피살, 민주주의의 위기와 한국의 교훈
미국 청년 보수의 아이콘 찰리 커크가 10일 미국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피살되기 전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자 청년 운동가였던 찰리 커크가 강연 도중 괴한의 총탄에 쓰러졌다.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순식간에 피로 물든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 깊은 충격을 던졌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수 진영은 즉각 이번 사건을 ‘급진 좌파의 증오 범죄’로 규정하며 결집에 나섰고, 진보 진영은 총기 규제와 극단주의 전반의 문제로 화제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특정 진영의 책임을 묻는 데 있지 않다. 정치적 의견 대립이 폭력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안전한 공론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건의 파장은 이미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극좌·극우 대립이 폭력 사태로 번지는 조짐이 있으며, 아시아 각국도 정치 양극화가 깊어지는 현실을 겪고 있다. 권위주의 국가들은 이를 두고 ‘미국식 민주주의의 몰락’이라 선전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의 불안정성을 전 세계가 공유하게 만든 상징적 사건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치적 대립이 격화될수록 혐오적 언사와 폭력적 충동이 표출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총기가 없는 사회라 하더라도 물리적 충돌과 신변 위협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남의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치 언어의 절제와 공적 토론 공간의 안전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찰리 커크의 피살은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갉아먹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비극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총탄이 아닌 토론으로 맞설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민주주의가 지향해야 할 최소한의 모습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 역시 ‘정치 혐오의 극단화’가 불러올 위험을 성찰하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공론장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해야 한다.

9월 10일 (현지 시각), 백악관 사이트에 올라온 ‘찰리 커크를 추모하며’ 선언문. 트럼프는 14일 일요일까지 조기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 (사진제공=백악관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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