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지역 군 소식통 인용 “3천명은 절대 아냐, 인원 확인 못해”
북한이 김일성 주석을 기리는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을 독자적으로 우상화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기점으로 삼는 주체 연호는 지난 12일 밤부터 북한이 발표하는 성명과 담화에서 사라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10일 담화나 11일 밤 나온 외무성 중대성명에는 주체 113(2024)라고 적시됐지만, 12일 밤에 나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는 주체 연호 없이 ‘2024년’이라고만 적혀있다.
이후 나온 김여정 담화와 15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담화도 마찬가지로 주체 연호 없이 서기만 적시됐다.
지난 12일 오전에 발행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지면과 홈페이지의 제호에는 주체 113(2024)이라고 적시됐지만, 13일자 지면과 홈페이지에는 서기로만 표기됐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지난 12일 낮에 주체 연호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97년 7월 8일 김일성 3주기를 맞아 그가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하는 연호를 제정, 그해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도입했다.
27년간 사용해온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한 것은 선대의 후광에 기대지 않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3월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집권 13년차에 접어든 올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로 부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조치가 선대의 흔적을 지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김정은 독자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려는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당 중앙간부학교에 김 위원장의 초상화를 김일성·김정일의 것과 나란히 걸며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에는 당 간부들이 김 위원장 얼굴만 새겨진 초상휘장을 착용한 채 등장한 장면이 포착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부터 보여온 김정은 독자 우상화의 하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선 정상국가 이미지를 다지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체연호가 봉건적 습성의 형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러한 인격화된 연호 사용이 현대적인 국가를 표현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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