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尹 회동 이어 정진석·홍철호 면담…다음날 정점식 사퇴 요구
사무총장 “당직자 일괄사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달 31일 당 장악을 위해 친윤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해 줬으면 한다는 말을 사무총장으로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한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임을 알렸다.
서 사무총장이 개별 인물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정 정책위의장의 유임 여부를 두고 당내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브리핑을 한 것은 그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다음 주까지 주요 당직 인선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로 회동했고, 같은 날 오후 정진석 비서실장 및 홍철호 정무수석과 한 차례 더 만났다고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당직 개편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알아서 잘 해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발언의 방점이 “당 대표가 알아서 잘”에 있는지 “폭넓게 포용”에 있는지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계파와 관계 없이 최고위 구성을 일임한 것이란 분석과 함께 한 대표와 각을 세웠던 친윤계와 적절하게 결합하라는 주문이었단 분석도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정 정책위의장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그는 한 대표와 만나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정 정책위의장을 무리하게 끌어내리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원내 주류인 친윤계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큰 데다가, 당정 관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 정책위의장을 자진 사퇴시키고 다른 인물로 교체하는 과정은 정치 초년생인 한 대표의 첫 정치 역량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잘못할 경우 당내, 당정 갈등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 만남 이후 당내 5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개별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등 연락을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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