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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문자’ 전문 공개…발등에 불 떨어진 韓

김여사, ‘명품백 의혹’ 관련 韓에 5차례 문자메시지

親尹-親韓 대결구도 본격화 계기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까지 하겠다며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원문 5건이 8일 전격 공개됐다.

‘金여사 문자’ 전문 공개…발등에 불 떨어진 韓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TV조선은 이날 지난 1월 15~25일 김 여사가 5차례나 한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전문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5일 첫 번째 문자를 한 후보에게 보내며 “백배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는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라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였기에 이를 두고 한 후보측과 윤 대통령측의 갈등이 컸음을 의미한다. 한 후보측은 특검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김 여사는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라며 “한 번만 브이(대통령)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라고 전해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김 여사의 문자를 받은 한 후보는 읽어 보긴 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김 여사는 답신이 오지 않자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반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지난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 후보의 핵심 측근이라고 알려진 김경율 당시 비상대책위원은 1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는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하더라”고 하며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김 여사는 1월 19일 다시 한 번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내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이라며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김 여사는 대선 당시 자신의 사과 기자회견으로 지지율이 빠졌고 학력 관련 오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한동훈) 의견을 따르겠다”고 적었다.

김 여사는 한 후보가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지 이틀 뒤인 1월 23일 네 번째 문자에서는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다”고 부인했다.

김 여사는 다시 한번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전하며 한 후보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 “김경률 회계사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제가 너무도 잘못한 사건”이라며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다”고 거듭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 여사는 1월 25일 보낸 마지막 문자에서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며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김 여사의 5차례에 걸친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를 읽고 무시한 것이다.

친윤 인사들은 한 후보가 진정성 있는 문자를 여러 차례 받고도 무시함으로써 4·10 총선 참패를 불러왔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한 인사들은 ‘김 여사가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문자 메시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당 대표 선거에 대통령실에서 과도한 ‘당무개입’을 하고 있다는 프레임으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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