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나 올리는 술로 취급 받던 전통주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MZ세대에게 호응을 받더니 이젠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공간인 공항에도 진출했다.
전통주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오던 ‘술펀’이 3일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전통주 전문 라운지바 ‘라운지 바이 술펀’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국내 공항에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술 전문 공간을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전통주 시장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통주 출고액은 2020년 626억원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2022년 1629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전통주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전통주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배송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된 시점에 각종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술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MZ세대의 소비 심리를 깨운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술펀’은 고객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 전통주를 즐길 수 있도록 라운지를 개설했다. ‘라운지 바이 술펀’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다양한 음료 메뉴를 제공해 여행객들이 공항에서 긴장을 풀고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한국의 전통주를 비롯해 하이볼, 무알콜 음료와 함께 김, 감태와 같은 특색 있는 안주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라운지 바이 술펀’는 전통술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이달 3일까지는 토종 돌배로 만든 강원도 홍천 지역 특산주인 ‘까치돌배주’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이어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쌀, 누룩, 물만을 사용하는 전통 방식의 술을 기본으로 다양한 부재료와 약재를 사용해 제조한 ‘백경주조’ 팝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라운지를 이용한 회사원 김지원(35)씨는 “출장 시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데 라운지 펍이 생겨 들러 보게 됐다”며 “평소 김포공항에 간단한 음식점 말고는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데, 이곳에서 편안하게 주류를 음용할 수 있고 다양한 전통주도 구경할 수 있어 출장길이 한결 가벼워졌다. 특히 특별한 선물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술펀 이수진 대표는 “한국의 술과 로컬푸드를 알리기 위해 김포공항 터미널에 라운지라는 콘셉트로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며 “김포공항 매장을 필두로 K-주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통주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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