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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배신의 정치’ 장본인?…원희룡-한동훈 날 선 舌戰

국민의힘 당권레이스가 한동훈 후보를 향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의 협공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 간의 공격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미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가 정치적 스승인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공격 포인트를 잡은 상태다.

누가 ‘배신의 정치’ 장본인?…원희룡-한동훈 날 선 舌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윤상현(왼쪽부터)·한동훈·나경원·원희룡 후보가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 후보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한 후보가 채상병특검법 중재안을 낸 것을 겨냥,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특검을 미끼로 낚시질하는데 탄핵에 말려들면 결과적으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한 후보가 국민에 대해 배신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배신하는 사람은 없다”고 직격했다.

실제 정가에선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깊어졌고 최근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들고나오면서 사실상 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10 총선 기간 중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김건희 여사와 각을 세운 발언을 서슴없이 한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을 현재까지 측근으로 함께 하는 모습 등이 증거로 꼽힌다.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했던 발언으로, 당의 핵심 지지층에선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당시의 반목이 당정 갈등으로 비화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원 후보는 1일 한동훈 후보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냐”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날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전당대회를 정정당당한 축제로 만들자’는 한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말 충격적”이라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조차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이 축제를 말할 때인가. 무엇이 그렇게 정정당당한가”라며 “총선 패배는 대통령 탓이고 한 후보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적어도 총선참패 주 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다. 당론으로 반대하는 채상병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내부 갈등을 촉발한 당사자가 할 말도 아니다”라며 “반성과 진단의 전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한다”며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특검법도 발의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2016년 새누리당,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 사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사례에서 이미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한 후보의 언급에 대해서는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것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당을 위한 길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노골적인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대통령보다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당원이 적지 않다”며 “한 후보가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면 당원들의 힘으로 멈추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가 한 후보에 대한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강화하자 한 후보측도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인신공격과 마타도어가 아니라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든 당권 주자가 ‘배신’ 운운하며 인신공격성 공세를 펼친다”며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분명 당원과 국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장동혁 후보는 원 후보를 겨냥, “지금 배신을 가장 많이 말하는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고, 탈당해서 광역자치단체장에 출마했던 분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민주당에 갈 수 있다고 얘기했던 분”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직접 출연한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원 후보께서 2018년 무소속으로 탈당하신 상태에서 제주지사에 나오셨고,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저는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마칠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당분간 지역 당협 순회 방문을 이어가며 ‘바닥 당심’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5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을 하고 유정복 인천시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원 후보는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예방하고 충북 당원들을 만나는 등 중원 민심을 다질 계획이다.

zerosia8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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