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치루어질 인천광역시의회 하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들이 출사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이들 후보들이 의장에 적합한가를 두고 자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임시회를 통해 현 9대 의회의 하반기 2년을 책임질 2년 임기의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 의회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과반이기 때문에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의장과 1부의장은 국민의힘, 2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의장직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암중모색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의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인물로는 교육위원장인 신충식 의원(서구4)과 의회운영위원장인 한민수 의원(남동5)이 꼽힌다. 또한 산업경제위원장인 정해권 의원(연수1)과 행정안전위원장인 신동섭 의원(남동4)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들이 인천시의회 의장직을 노리는 것은 이를 발판으로 차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 부평갑 국회의원인 무소속 이성만 의원은 인천시의회 의장 경력이 과거 공천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이들이 과연 인천시의회의 하반기 2년을 맡기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의장직 출마를 밝힌 신충식 의원은 과거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과거 신 의원은 2022년 9월 인천시의회 교육위로 인천시교육청 행정국장과 서부교육장, 아라중학교장 등을 한꺼번에 호출해 호통을 치며 비인격적인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19일 당일 아라중학교 개교식에 교육위원장인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을 두고 관계자 10여 명을 불러 ‘자신을 무시했다’며 20여 분 넘게 고성으로 윽박질렀다.
당시 신 의원은 “학교 행사에 교육위원장과 교육위원을 부르지 않는게 말이 되느냐”며 “이 사안은 교육청이 교육위원장을 무시하는 처사다”라며 호출을 받은 사람들에게 반말로 호통을 쳤다. 이 때 장소 관계로 일부 교육위원회 직원은 선채로 신 의원의 갑질을 묵묵히 감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막말과 갑질 논란은 신 의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민수 의원은 2022년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중 “학교 시설물 청소원 중 1940년생이 있다”며 “올해 만 81세면 경로당도 못 갈 나이인데, 이런 분이 청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다. 죽으면 큰일이 나지 않느냐. 만일 돌아가시면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고 질문함으로써 막말 논란에 빠졌다.
한 의원의 발언은 국가가 고령화가 진척됨에 따라 노령층의 경제 활동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야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배척되는 것이었다. 특히 그의 발언은 1942년생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고 있고 뒤이어 1946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에 비추어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비난 받을만하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시의원의 어르신 폄훼 발언은 어르신들의 숭고한 노력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노인 경시 풍조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갑질과 막말 문제에 있어서라면 신동섭 의원도 자유롭지 않다.
신 의원은 2018년 무단횡단을 적법한 절차로 단속하던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부어 모욕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당시 인천남동평화복지연대에 따르면 신 의원은 3월 5일 간석동의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하던 경찰관에게 적발되자 막말과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고 전해진다.
이에 인천남동평화복지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신동섭 의원은 담당 경찰관과 구민에게 즉시 사과하고 6·13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며 “지방의원의 신뢰를 떨어트린 신 의원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도 구민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출마를 강행한다면 남동평화복지연대는 신 의원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정해권 의원은 지난 2022년 ‘인천시 해병전우회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해 통과시킴으로써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를 베풀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은 해병대 출신으로 인천시 연수구 해병대 전우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해병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참에 스스로 이해 충돌이라고 볼 수 있는 해병대만을 위한 지원 조례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단체만을 위한 지원안을 조례로까지 만드는 것은 타 단체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정 의원이 발 벗고 나서 해병대만을 위한 지원을 법률로까지 만든 것은 결국 시민의 세금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한 인천시민은 “현재 인천시의회 의장 출마를 검토중인 예비 후보군들이 과거 갑질 등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선거 때만 바짝 엎드려 고개 숙이고 당선되자마자 고개를 뻣뻣하게 세우며 갑질을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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