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살인사건의 도주 용의자 중 한 명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이모(27)씨를 14일 새벽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파견된 경찰주재관들과 함께 주재국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 추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날 오후 9시께 용의자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캄보디아 주재관이 현지 경찰과 함께 검거 작전에 나서 이날 0시 10분께 프놈펜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12일 인터폴에 긴급 요청해 이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은 상태였다.
현재 이씨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돼 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및 태국 경찰청과 용의자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계획이며, 송환하면 경남경찰청으로 압송해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태국에서 출국 기록이 없는 또 다른 공범 1명에 대한 추적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태국 주변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파타야에서 34세 한국인 남성 노모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20대 남성 B씨를 자신의 주거지인 전북 정읍에서 긴급체포했다.
피해자 노씨는 태국 촌부리에 있는 방라뭉 지역에 있는 맙프라찬 호수에 유기된 시멘트로 가득 채워진 200리터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한국 측의 요청을 받은 태국 경찰은 수사를 바탕으로 맙프라찬 호수를 특정했고 지난 11일 다이버들을 동원해 호수를 수색하던 중 드럼통을 발견했다. 태국 경찰에 따르면 살해된 노씨의 손가락이 모두 훼손된 상태라 신분 확인을 위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참고를 위해 12일 방콕으로 급히 입국한 노씨의 사촌과 누나의 DNA를 비교해 신원을 특정할 예정이다.
노씨에 대한 수색은 지난 3일 시작되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노씨의 어머니는 이날 노씨 소유의 메신저를 통한 통화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건 측은 ‘노씨가 자신 소유의 마약을 강에다 버렸다’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300만 바트(한화 약 1억 1천만원)를 요구했다. 동시에 납치범은 8일까지 몸값을 보내지 않으면 노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노씨의 어머니는 즉시 태국 방콕에 있는 주태국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대사관은 태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태국 경찰은 노씨의 통화를 추적한 결과 위치를 방라뭉 지역으로 특정하고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CCTV를 추적한 결과 피의자들은 지난 3일 피해자를 납치한 후 파타야에 있는 한 임대숙소로 갔다. 이후 이들은 호수로부터 약 1km 떨어진 플라스틱 제품 가게에 들려 200리터 드럼통과, 나일론끈, 가위 등을 구입해 흰색 픽업 트럭에 싣고 갔다.
이후 피의자들은 4일 오후 4시쯤 픽업 트럭을 몰고 임대숙소를 떠났으며 파타야 시내를 약 5시간 배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일당은 저녁 10시쯤 검은색 드럼통이 실린 픽업 트럭을 몰고 맙프라찬 호수에 도착했다. 이후 저녁 10시 43분경 트럭을 몰고 현장을 벗어났다. 이 때 트럭 적재함에는 출발할 때 실려 있던 드럼통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태국 내 소식에 따르면 3명의 용의자는 범행 직후 모두 태국을 벗어났다. 이들 중 1명은 한국에서 다른 1명은 캄보디아에서 체포되었으며 아직 체포되지않은 1명은 미얀마로 도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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