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공통점
대표 경선 출마 위한 사전정지작업 해석도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12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함께했다고 전해진다.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한 전 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원 전 장관의 만남을 두고 한 전 위원장이 중앙정치무대로 돌아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의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때문에 이 둘이 무슨 논의를 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차기 대표로 출마할 것이며 이를 위해 원 전 장관과 논의를 이어 나갔을 것이란 평이다.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 과정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되었던 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작년 12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그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은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윤 대통령의 강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총선을 준비하며 공천 등을 두고 윤 대통령과의 이견이 있었고 급기야 대통령실에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에까지 이른 바 있다. 이후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친밀했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둘의 관계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지속적으로 한 위원장의 정계 복귀를 강한 어조로 반대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찬 회동을 함으로써 반(反)한동훈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후 대통령실에선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전 비대위원들 모두에게 오찬 회동을 제의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고사했다.
원 전 장관 또한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이후, 이달 2일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자신들이 영수회담의 비공식 라인으로 물밑 조율을 했다는 발언이 나오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에게 불편한 인사를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비서실장 물망에 올랐던 원 전 장관을 총선에서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었다는 이유로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애초 6월 말 7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전당대회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 전임 비대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 당 사무처 당직자 등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되며 대중에게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다.
한편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오롯이 본인 선택에 달렸다”며 “왜 제3자가 나가지 말라고 압박하느냐”고 말했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또한 1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이 어수선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딱히 반론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나간다면 ‘각오하고 나와야 한다. 상처 입더라도 상처를 견뎌내고 뚫고 나가야 한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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