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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기둥은 누가 떠받칠까’ 제3지대 주인공들 조급해졌다

이준석 대표가 조바심을 내고 있는 듯 보인다. 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당대표인 개혁신당 지지율이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아마 이 대표가 이낙연 대표의 한량없는 구애도 거부하고 오히려 연일 매운맛 발언을 쏟아 내며 차별화를 위해 애썼던 이낙연 신당도 3%로 동률의 지지율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이 대표는 “같은 회사인 갤럽에서 이틀 전에 했던 조사(투표 의향)에서는 8%가 나왔다”며 “이준석 신당으로 조사하다가 개혁신당으로 가면서 당명인지도가 좀 차이 난다”고 변명했다.

제3지대 빅텐트 기둥은 누가 떠받칠까’ 제3지대 주인공들 조급해졌다
왼쪽부터 개혁신당 천하람 최고위원, 이준석 대표, 양향자 원내대표가 1일 전남 순천시를 찾아 정책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 이상 언론에서 큰 관심도 보이지 않는데 이 대표는 아직까지도 ‘반(反)한동훈’ 일색이다. 이낙연 대표는 본인과 정치적 급이 맞지 않는다는 정치적 행보로도 보인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김포를 찾아 “목력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메가시티 불씨를 다시 살려 놓자마자 사력을 다해 메가시티에 대한 반대 일색의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4일 “메가서울과 경기북도 분도의 동시 추진은 누가 봐도 뜬금포”라며 “결국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둥근 사각형 같은 정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상 이슈에 올라타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이 대표답게 그는 바로 다음날인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메가시티 관련 서울 주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메가시티’라는 용어를 ‘메가서울’로 교묘하게 바꾸며 서울시민들의 한 위원장에 대한 반대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메가시티를 진행하기 위해선 서울시민의 의사를 주민투표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개혁신당은 서울의 확장정책, 소위 메가 서울 정책에 대해서 어떤 경우에도 서울시민의 동의 절차 없이는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이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메가 서울, 경기 북도 분도 동시 추진 입장으로 정책 자체가 모순점에 도달한 지금, 실제로 혜택을 보는 지역의 경기도민들의 표심만을 노리고 여당이 무책임 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 하다”고 경기도민과 서울시민의 갈등을 부추겼다.

또한 “지금까지는 광역교통망 확충 등 국비 지원 비율이 높던 사업들이 서울시 자체 사업으로 변경되어 서울시민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서울의 범위를 확대하고, 서울시민의 지방세가 서울 밖 지역에 다량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납세자이자 당사자인 서울시민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을 누락해서는 안된다”고도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은 그가 그토록 소리 높여 비판했던 ‘국민을 편 가르는 수구적인 기득권 정치’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을 갈라치는 전략이 개혁신당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정당 지지율 3%를 벗어나는 길은 이것뿐이다라는 판단을 한 결과로 보인다.

창당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원로의 저력을 무시할 순 없는 것 같다.

새로운미래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이 전 총리의 성격처럼 조용히 세를 넓혀 나가고 있다. 비록 창당 과정에서 조응천, 이원욱 의원은 합류를 거부해 삐그덕거렸지만 신정현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에 따르면 이번달 4일 기준으로 당원이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반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당원 모집은 5만명 대를 기록한 후 증가세가 심각한 정체 상황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응천 의원님과 이원욱 의원님이 개방형 비례대표 공천제를 제안하셨는데 평소 경쟁과 개방을 중시하는 개혁신당의 생각과 매우 비슷하다”며 “좋은 제안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3지대 통합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발표하자마자 서둘러 올린 것이다.

평상시 독불장군 스타일인 이 대표의 발언 스타일과는 달리 본인의 생각과 매우 비슷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 대표에겐 정체된 외연 확장을 돌파해나갈 무엇인가가 절실한 단계이며 그 대상이 일단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갈 길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도 멀다. 겨우 3%의 지지율은 갖고 10만명의 당원을 다독이며 끌고 가긴 벅차다.

이낙연 대표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미래를 발빠르게 강화하겠다”며 “동시에 연대와 협력의 확대도 추진하겠다. 작은 욕심을 버리고, 대의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본인 또한 양보할 것은 양보할테니 자신을 중심으로 제3지대 빅텐트 안에 모두 합류하길 애둘러 표현했다.

물론 제3지대 주인공 모두 각자의 바람이 다르다보니 빅텐트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는 함께 했던 이원욱, 조응천 두 의원이 신당 창당에 함께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낙연 대표가 그래도 인지도가 높고 실체가 있는 분이니까 아무리 지도부에 안 들어오고, 또 인재위원장만 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원욱-조응천 두 의원은 이번 공동 창당을 ‘묻지마 흡수 통합’에 빗대며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 없이 몸만 얻어주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두 의원은 향후 진로에 대해 개혁신당 위주의 통합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제3지대에서 이낙연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개혁신당만 언급되다보니 어느새 잊힌 존재가 있다. 바로 작년 12월 창당한 새로운선택의 공동대표 금태섭 전 의원이다.

작년 12월 17일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금태섭 공동대표가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 대표는 제3지대 내에서도 매섭게 몰아치는 파도를 살짝 피하다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이날 금 대표는 “총선이 두 달 남은 지금 더 이상 늦추다가는 거대 양당에 대응할 수 없다. 말이 아니라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며 “오늘 출마 선언이 통합 논의의 물꼬가 된다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 된 제3지대를 선보이기 위해서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계속하겠다”며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원욱·조응천 의원과 함께하는 모습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이낙연이든 이준석이든 제3지대 빅텐트의 기둥이 된다면 자신 또한 그 안에 들어가 한 몫하겠다는 선언이다. 금 대표가 종로에서 당선될거란 확신을 갖고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닐거라 믿는다. 결국 몸값 높이기이다.

수 십년간 아웅다웅하며 싸운 거대 양당 사이엔 외견상 갈등과 반목만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싸우면서 정 든다고 오랜 접촉이 쌓이다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룰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3지대는 다르다. 나누어 먹을 파이가 워낙 작다보니 ‘전부 아니면 제로(0)’일 뿐이다. 실제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민주당이 만들겠다는 위성정당처럼 남에게 나누어줄 자리가 있을리 만무하다.

제3지대는 인물 개개인이 받아들일 수 있든 없든, 최소한 하나의 텐트 아래 모여 있어야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확률이 크다.

과연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천막 가운데 부분을 받치는 기둥이 될지, 아니면 전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운전하는 라보 유세차에 몸을 싣고 달릴지 궁금할 뿐이다. 부디 양쪽 벽 기둥이 뽑혀 천막이 주저 앉는 사태만은 막아야 할텐데 최근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니 제3지대라는 영화가 슬픈 결말로 끝날 것 같은 기시감만 가득하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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