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탓하지 말고 파행을 일삼던 민선8기 김포시의회도 동반책임
–정치하느라 놓친 의회 본연의 업무, 그 틈에서 83억은 사라진 것
![[기자수첩] “누가 막았어야 했나”…그 질문에 김포시의회는 답할 수 있나 [기자수첩] “누가 막았어야 했나”…그 질문에 김포시의회는 답할 수 있나](https://telegraphkorea.com/wp-content/uploads/2026/09/image-4.png)
정영혜 김포시의원이 지난 3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물었다. “83억 원의 공금이 사라지는 동안 누가 이를 막았어야 했습니까?” 정확한 질문이다. 다만 그 질문의 답안지에 집행부만 적어서는 안된다.
정 의원의 요구는 대체로 타당하다. 경찰 수사와 특별감사, 독립적인 외부 회계검증, 출자·출연기관 전수 점검. 민선8기 김포FC 이사장이었던 김병수 전 시장과 당시 경영진의 관리·감독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도적으로 성립한다. 그러나 이 훌륭한 문장들에는 또 다른 주어가 빠져 있다. 김포시의회다.
지방자치법이 의회에 부여한 첫 번째 권한은 집행부 견제다. 행정사무감사권, 예산 심의·의결권, 출자·출연기관 운영 보고 요구권은 장식이 아니다. 그리고 김포FC는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관이다. 정 의원이 지목한 횡령 의심 시기인 2023년, 2025년, 2026년 — 그 모든 해에 김포FC 관련 예산은 의회를 통과했고, 그 모든 해에 행정사무감사 대상이었다. 이사회가 무엇을 심의했는지 묻기 전에, 상임위원회는 그 이사회에 무엇을 물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시장도 선출직이지만 시의원도 선출직이다. 위임받은 권한에는 예외 없이 결과 책임이 따른다.
더 뼈아픈 것은 그 시간 의회가 무엇에 몰두했느냐다.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정쟁으로 의회는 두 달, 넉 달, 반년을 흘려보냈다. 시민단체가 주민소환 절차를 거론할 만큼 파행은 길었다. 국비 매칭사업 예산이 통째로 날아갔고 특정 부서 예산은 100% 삭감됐다. 감시가 아니라 보복이었고, 심의가 아니라 흥정이었다. 견제의 칼끝을 정치적 상대에게 겨누는 동안, 정작 시민구단의 금고에는 아무도 손전등을 비추지 않았다. 회계 담당 직원 한 명이 수년간 허위 보고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집행부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함께, 그 부실을 걸러내지 못한 채 공전한 의회의 시간도 놓여 있다.
의정의 무게중심도 문제였다. 탄핵 정국 내내 지역 정치인들의 시선은 여의도와 광화문을 향했다. 정치적 신념을 표현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중앙정치 집회에 얼굴을 내미는 일이 소관 기관의 예금증서를 확인하는 일보다 앞섰다면, 그것은 신념 이전에 직무의 방기다. 51만 김포시민은 도시의 살림을 맡기려 시의원을 뽑았지 중앙정치의 지원단을 뽑은 것이 아니다.
정 의원은 책임 규명 없는 제도개선은 또 하나의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그 문장은 그대로 의회를 향해서도 성립한다. 자기 검증 없는 책임 규명은 또 하나의 정쟁에 그친다.
그래서 제안한다. 회의록은 이미 공개돼 있다. 시의회가 할 일은 새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펼쳐 보는 것이다. 최근 4년치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포FC에 관해 어떤 질의를 했는지, 예산 심사에서 어떤 조건을 달았는지, 이사회 심의와 외부 회계감사 결과를 단 한 번이라도 요구한 적이 있는지 의회 스스로 확인하고 시민 앞에 보고하라. 파행으로 열리지 못한 회기 동안 놓친 안건에 무엇이 있었는지도 함께 밝혀라. 그 자료는 이미 의회 서버에 있다. 없는 것은 자료가 아니라 들여다볼 용기다.
감시하지 못한 자도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 다만 그 명단에서 제 이름을 지운다면, 그것은 감사가 아니라 면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