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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안 된다더니 탄천도 난관…정부·서울시 주택공급 ‘부지 줄다리기’

정부, 용산공원 일부 주택 공급 검토…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 개발 대안 제시
탄천 일대 최대 1만3천가구 공급 가능성…국토부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중심”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 확보가 최대 변수…정부·서울시 공급 부지 협의 계속

용산 안 된다더니 탄천도 난관…정부·서울시 주택공급 ‘부지 줄다리기’

정부와 서울시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핵심 부지를 둘러싼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한 청년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서울시는 이에 반대하며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탄천 부지 활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지 하루 만에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 확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부각되면서 양측의 협상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방안에 대해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사업 타당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가 구상한 방안은 현재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탄천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주변 부지를 함께 개발하는 내용이다. 동부도로사업소와 SETEC 등 인접 지역까지 연계할 경우 약 1만~1만3천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다만 김 장관은 탄천 개발이 현실화되더라도 일반적인 강남권 고급 주거단지 개발 방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에서 주택을 구하기 어려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 강남의 대규모 공공부지를 활용하면서 시세 중심의 고가 주택을 공급할 경우 당초 내세운 청년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서울시 입장에서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산업·교통·도시계획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개발 방식과 주택 유형을 둘러싼 추가 협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탄천 개발의 가장 큰 변수는 물재생센터를 어디로 옮길 것인지다.

김 장관은 이날 탄천물재생센터 자체를 이전하는 결정보다 새 시설을 받아들일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지역 주민들이 이전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표적인 기반시설인 만큼 새로운 부지가 확정되지 않는다면 탄천 개발 구상 역시 첫 단계부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싸고 시작된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논쟁이 장소만 탄천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정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건물이나 시설 등으로 훼손된 일부 지역에 한해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거론되는 곳은 장교숙소 5단지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를 비롯해 과거 미군이 사용했던 병원과 학교 부지 등이다.

김 장관 역시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용산공원에 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면 관련 법률과 도시계획 절차가 필요한 만큼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의 역사적 의미와 도심 녹지로서의 가치를 고려할 때 공원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녹지를 새로 확보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번 개발이 시작될 경우 용산공원의 정체성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 논리다.

정부와 서울시가 부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서울의 절대적인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르면 다음 달 수도권에서 약 7만3천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현재 계획에는 서울 지역 물량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서울에서 별도로 3만~4만가구가량을 추가 공급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를 기존 수도권 공급 계획과 합치면 전체 공급 규모가 10만가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공급 숫자보다 실제 착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지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다.

용산은 공원 보존 문제에 막혀 있고 탄천은 물재생센터 이전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 실제 시민이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서울처럼 가용 토지가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는 대규모 공급 후보지가 나올 때마다 공원 보존과 기반시설 이전, 교통 대책, 지역 주민 반발 등이 동시에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주택 공급 확대라는 목표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어디에 어떤 주택을 지을 것인가’를 두고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용산공원을 지키면서 탄천을 개발할 것인지, 용산 일부와 탄천을 동시에 활용할 것인지, 또는 전혀 새로운 후보지를 찾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필요성에만 공감한 채 부지를 둘러싼 논쟁을 장기간 이어갈 경우 정작 필요한 시점의 주택 공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택 시장에서 공급 정책의 신뢰는 발표되는 물량 자체보다 실제 사업 속도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향후 양측 협상이 구체적인 부지와 공급 방식까지 얼마나 빠르게 확정하느냐가 이번 서울 주택 공급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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