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주말 사이 SNS를 통해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집값 안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발언은 단호했다. 투기 세력을 향한 경고의 수위도 낮지 않았다. 다주택자에게는 “정부를 이기려 하지 말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메시지를 던졌다.
의지의 강도만 놓고 보면 분명한 선언이다. 그러나 정책은 말의 세기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결의가 곧바로 관철되는 공간이 아니다. 공자는 『논어』 자로편(子路篇)에서 제자 자하에게 조급함을 경계했다. “빨리 하려 하면 이르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좇으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온 것이 욕속부달(欲速不達)이다. 빠름을 욕심낼수록 목적지에서 멀어진다는 경고다. 집값 정책 역시 이 오래된 교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동산은 자본주의 시장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수요와 공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점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금리와 유동성, 인구 구조, 그리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인가’라는 기대 심리가 가격을 움직인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의지와 속도만 앞세우면 정책은 공허해지기 쉽다.
대통령은 집값 안정이 “계곡 정비나 코스피 5천 달성보다 쉽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더 강한 수단이 남아 있겠구나”라는 해석이 먼저 떠오른다. 시장은 정책의 취지보다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말의 강도가 세질수록, 시장은 오히려 경직됐다.
이미 한 차례 경험한 바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은 결과로 남아 있다. 규제는 누적됐고 정책은 반복됐다. 그러나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풍선효과와 거래절벽이 이어졌고, 그 부담은 결국 실수요자에게 돌아갔다. 이는 정책의 선의와는 무관하게, 욕속부달(欲速不達) 전형적인 귀결이었다.
이번 역시 예외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주택자를 사실상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중과세 종료를 ‘마지막 기회’로 압박하는 방식은 분명한 신호를 준다. 지금 팔지 않으면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신호다. 이런 메시지가 시장을 안정시킨 사례는 많지 않다.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시장에는 불안으로 번역되는 순간이다.
정책에 대한 비판을 ‘투기 두둔’이나 ‘정부 흔들기’로 몰아가는 태도 역시 우려스럽다. 부동산 정책에서 비판은 방해물이 아니라 점검 장치다. 이를 차단할수록 정책은 내부에서 굳어지고, 수정의 기회를 잃는다. 조정 없는 속도전은 대체로 실패로 끝났다.
집값은 과도하게 올라서도 문제지만, 급격히 흔들려도 문제다. 목표는 통제가 아니라 안정이다. 그래서 더욱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규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애 최초 구입자와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 공급 확대, 교통 인프라 확충 같은 구조적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이런 해법이 식상하게 들린다면, 그만큼 그동안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결국 정책에서 남는 것은 메시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라는 표현은 각오를 드러내는 동시에, 끝이 보이지 않는 정책을 연상시킨다. 시장은 의지보다 방향을 본다. 방향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부동산은 자산이면서 동시에 삶의 공간이다. 이 문제를 ‘정부 대 시장’의 대결 구도로 끌고 가는 순간, 정책은 버티기 싸움으로 변한다. 그런 싸움에서 승리한 기억은 거의 없다.
집값 안정은 강한 말에서 나오지 않는다. 욕속부달(欲速不達), 조급함이 실패를 부른다는 오래된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차분한 정책 운용과 시장을 상대로 한 최소한의 존중에서 신뢰는 쌓인다. 의지는 필요하다. 다만 그 의지가 시장을 압도하려는 형태가 될 때, 결과는 늘 비슷했다.
집값은 의지로 잡히지 않는다. 남는 것은 신뢰다. 그리고 신뢰가 무너진 뒤에 치르는 비용은, 언제나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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