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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시간] 427년 전의 침묵, 오늘의 대한민국에 말을 걸다

[기억의 시간] 427년 전의 침묵, 오늘의 대한민국에 말을 걸다
난중일기
『난중일기(亂中日記)』는 임진왜란 때에 이순신이 친필로 작성한 일기이며 각각의 연도별로 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일기의 이름은 붙어 있지 않았으나 1795년(정조 19)에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를 편찬하면서 편의상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붙여 『이충무공전서』의 권5부터 권8에 걸쳐 수록한 이후부터 불리게 되었다. 『난중일기』에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활동 및 활약상은 물론 일상생활 등이 기록되어 있다. 1962년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었다.
(사진제공=우리역사넷)

오늘은 2025년 12월 16일.
427년 전 오늘, 한 장군이 전장에서 쓰러졌다. 그러나 그날, 그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명했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군의 사기는 흔들려서는 안 됐다. 그가 마지막까지 지키려 한 것은 목숨이 아니라 책임의 질서였다.

1598년 노량 앞바다. 전쟁은 이미 승리로 기울어 있었다. 왜군은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조선 수군은 마지막 봉쇄 작전에 나섰다. 그 전투에서 그는 적의 탄환에 맞았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 그는 장군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지 않았다. “싸움이 급하니,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 이 말은 영웅적 수사가 아니라, 냉정한 판단이었다. 지휘관의 죽음은 곧 혼란이었고, 혼란은 더 많은 희생을 낳을 수 있었다.

이순신은 전쟁에서 패한 적이 없었다. 23전 23승.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불패’라는 기록보다 그 기록을 가능하게 한 태도에 있다. 그는 싸우기 전에 준비했고, 승리보다 질서를 중시했으며, 공을 앞세우기보다 책임을 먼저 짊어졌다. 용맹은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준비와 절제는 쉽게 선택되지 않는다. 그는 늘 더 어려운 쪽을 택했다.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낙방 끝에 늦은 나이에 관직에 올랐고, 전공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모함으로 파직과 고문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억울함을 외치지 않았다. 권력의 부당함 앞에서도 국가의 명령을 거부하지 않았고, 백의종군의 신분으로 다시 전장에 섰다. 이 대목에서 그는 ‘충성의 상징’이 아니라, 공직의 기준으로 남는다. 충성은 권력에 바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원칙에 바치는 것임을 그의 행적은 말없이 증명했다.

『난중일기』 속의 그는 신화가 아니다. 병에 시달렸고, 가족을 걱정했으며, 부하의 죽음 앞에서 자주 무너졌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는 감정을 숨기지 않되, 판단의 중심을 잃지 않았다.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그를 특별하게 만든 힘이었다.

427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는 무엇으로 지켜지는가. 위기의 순간마다 우리는 종종 영웅을 부른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해서 말한다. 국가를 지켜낸 것은 언제나 단호한 결단과 절제된 책임이었다. 명령이 잘못되었을 때 멈춰 설 수 있는 용기, 준비되지 않은 용기를 경계하는 이성, 개인의 안위보다 공적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나라를 지탱해온 보이지 않는 힘이다.

오늘의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 책임은 가벼워지고, 판단은 미뤄지며, 결과는 떠넘겨지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그럴수록 427년 전의 침묵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는 말 대신 선택으로 답했고, 변명 대신 기록으로 남겼다.

기억해야 할 것은 전투 장면이 아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가 아닌 ‘국가’를 먼저 생각한 한 사람의 기준이다.

427주기 오늘, 이순신을 다시 부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과거의 영웅이 아니라, 오늘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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