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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몰상식의 시대, 상식의 복원을 국가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사설] 몰상식의 시대, 상식의 복원을 국가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제공=대한민국 국회)

오늘의 대한민국은 풍요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누리며 세계적 위상을 높여가고 있지만, 그 내면은 점점 더 거칠고 불안정해지고 있다. 정치에서, 사회에서, 일상의 언어 속에서조차 상식이 통하지 않는 풍경이 일상화됐다. 이른바 ‘몰상식의 시대’다. 상식과 이성의 부재는 단순히 도덕적 문제를 넘어, 사회의 신뢰와 국가 경쟁력마저 갉아먹는 구조적 위기다.

정치권의 행태는 그 단적인 예다. 사실보다 진영의 이익이 앞서고, 국민 통합보다는 지지층 결집이 우선된다. 진실보다 ‘선동’이, 정책보다 ‘공방’이, 실력보다 ‘이미지’가 더 중요해진 현실에서 국민은 점점 냉소해진다. 지도자들이 “국민의 눈높이”를 말하면서도 그 눈높이를 무시하는 행동을 반복하니, 정치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친다. 상식이 실종된 정치에는 대화가 없고, 대화가 없는 정치는 발전이 없다.

대한상공회의소 (사진제공=나무위키)

경제 역시 몰상식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청년층은 ‘공정’의 붕괴를 체감한다. 노력보다 ‘기회 독점’이, 성실보다 ‘편법’이 더 보상받는 구조가 만연한 사회는 결국 활력을 잃는다. 상식이 지탱하지 못하는 경제는 시장의 규율도, 기업의 윤리도 무너뜨린다. 부패와 불신이 쌓이면, 경제의 효율은 숫자로만 남고, 사회적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본은 무너진다.

문해력 저하, 교양의 약화, 예절의 퇴색은 단지 세대의 차이로만 치부할 수 없다. (사진제공=언스플래쉬)

문화·교육의 영역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문해력 저하, 교양의 약화, 예절의 퇴색은 단지 세대의 차이로만 치부할 수 없다. ‘읽지 않는 사회’, ‘생각하지 않는 개인’은 결국 비판적 이성을 잃고, 감정적 선동에 휩쓸리기 쉽다. 온라인 공간에서 쏟아지는 왜곡된 정보와 혐오의 언어는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식의 홍수 속에서 지혜는 사라지고, 말의 자유 속에서 책임은 실종됐다. 상식과 품격이 실종된 언어는 사회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이러한 몰상식의 시대를 탓만 할 일은 아니다. 위기의 근저에는 각 개인의 성찰 부족이 자리한다. 사회가 무너지는 것은 결국 개인의 도덕적 해이에서 시작된다.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공의 질서를 지키며,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는 자기 성찰이야말로 상식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상식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워가는 문화’ 속에서 자라난다. (사진제공=언스플래쉬)

학교와 가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식 중심의 교육을 넘어, 사고력과 윤리를 기르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문교양을 중시하는 교육,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토론문화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 상식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워가는 문화’ 속에서 자라난다.

정치권은 국민 앞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진영의 논리를 넘어, 공익과 상식의 원칙을 되찾는 것이 정치의 복원이다. 정부와 사회 지도층이 솔선하지 않으면, 몰상식은 체념으로 굳어지고 만다.

사회의 품격은 법이나 제도로만 세워지지 않는다.상식과 이성, 그리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시민의 힘 위에 세워진다. (사진제공=언스플래쉬)

몰상식의 시대는 결코 자연스러운 시대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방심했기 때문에 찾아온 시대이며, 다시 각성해야 벗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사회의 품격은 법이나 제도로만 세워지지 않는다. 상식과 이성, 그리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시민의 힘 위에 세워진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 힘이 다시 살아날 때, 우리는 비로소 몰상식의 시대를 지나, 상식의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top_tier_1@naver.com

  • Lucy283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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