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에게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일명 ‘총장 패싱’ 사건으로 시작된 대검찰청의 감찰에 반발해 사표를 냈던 수사 검사가 사의를 철회했다. 업무 복귀를 원한다는 이 총장의 거듭된 설득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은 24일 “검찰총장은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 사직 의사 철회와 복귀를 당부했고, 김 부부장검사는 현안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와 처리를 위해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파견돼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수사 실무를 총괄해왔다. 그는 지난 20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조사할 때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이 총장이 김 여사 조사에 대한 보고가 늦어진 점, 본인이 검찰청에서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음에도 제3의 장소에서 진행된 점 등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인 23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에 대한 감찰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 반발을 의식한 이창수 지검장은 즉각 “대검의 진상 조사에 협조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대검에 “이미 검찰총장에게 김 여사의 조사 경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상 파악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사건이 퇴임 1달여 남은 검찰총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취임한 지 2달 남짓 지난 서울중앙지검장의 파워 게임 양상으로 흘러가자 일단 이 총장이 진화에 나섰다. 김 여사 관련 수사팀과 중앙지검 검사들의 내부 분위기는 무척 거세게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 담당 검사의 사표가 수리되면 이 총장에 대한 검찰 내 반발은 더욱 강해질 것이 분명해 사의를 거두라고 설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대검 감찰부는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장이 중앙지검에 ‘김 여사 측에서 제3의 장소 조사를 요청할 경우 즉시 보고하고 상의할 것’을 당부했음에도 이 지검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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