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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한동훈, 나경원 ‘공소취소 부탁’ 폭로해 역풍

나 후보 “文정부때 野탄압 정리안된 만큼 공소취소 열번도 더 했어야”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는 18일 자신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밝힌 한동훈 후보를 향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해 분별 없이 좌충우돌한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당시 문재인 정권이 야당 탄압으로 보복 기소한 사건에 대해 (한 후보가) 언급을 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분별력이 없지 않나 생각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좌충우돌 한동훈, 나경원 ‘공소취소 부탁’ 폭로해 역풍
국민의힘 나경원·한동훈(오른쪽)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법무 장관 시절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의 체포 영장 기각에 책임을 느끼느냐”는 나 후보의 공세에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응대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데,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오히려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당한 정치 탄압을 바로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2019년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며 의회 폭주가 시작됐다. 그 사건으로 27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의 야당 탄압인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정리가 잘 안됐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전날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는 “헌법 질서를 바로 세워달라는 말이었고,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민주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한 것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있으면 공소 취소를 열 번도 더 해야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의 폭로를 두고 당내 반발 또한 커지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세미나에서 한 후보를 두고 “피아 구분을 못 하고 동지 의식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정말 더 배워야 한다”며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드러낸 발언이라고 한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몇몇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한 후보를 난타했다.

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 각각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가 형사사건 청탁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폭주하는 민주당의 악법을 막는 정의로운 일에 온 몸을 던졌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우리 동지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파색이 옅은 이양수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한 후보의 발언을 “전략상 실점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패스트트랙을 재판받는 의원들이 30명인데, 그 감정선을 건드렸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경망스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한 후보를 향해 “당신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화양연화의 검사 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좌파와 국회에서 처절하게 싸운 사건”이라고 적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새미준 세미나에서 “(한 후보가) 까발린 게 참 기가 막힐 일”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나왔으면 당원들이 ‘당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고 나와야 하는데, (유명 가수) 임영웅 보듯이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발언으로 당내외 반발을 인지한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었다”면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이어 “당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 불원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며 “당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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