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대어로 손꼽히는 장유빈이 마침내 시즌 첫 우승을 따냈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군산CC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바짝 추격했던 정한밀을 2타차로 제친 장유빈은 작년 10월 프로 전향 이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우승으로 장유빈은 군산CC 오픈 2연패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당시 그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 신분으로 대선배들을 꺾으며 가능성을 세상에 알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KPGA투어에서 뛰는 장유빈은 이 대회 전까지 7차례 톱10에 세 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우승과 연이 없었다. 특히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ㆍ원더클럽 오픈 최종일 5타차를 따라잡은 허인회에게 연장 2차전에서 패한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장유빈은 “작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대회에서 프로 신분으로 또 한 번 우승을 해 기쁘다”며 “특히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2연패를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지난 대회까지 우승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해 스스로 힘들었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 훨훨 털어버린 것 같다”고 감동을 전했다.
장유빈은 직전 대회에서 허인회에게 역전패 당한 것을 두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한 주간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번 타이틀 방어전에서 우승을 한 것이 앞으로 골프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기 스타일대로 자신 있게 공략하자는 마음으로 공을 친 것이 경기에 도움되었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와 평균타수 1위를 굳게 지킨 장유빈은 우승 상금 1억9천585만원을 보태 상금랭킹 3위에서 2위(6억6천462만원)로 올라섰다. 또 군산CC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2027년까지 3년 시드를 받아 롱런의 기틀을 닦았다.
공동 2위 그룹 5명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유빈은 경기 초반 샷이 흔들리며 다시 한번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장타를 앞세워 손쉽게 버디를 낚았던 2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연못에 빠트려 더블보기를 적어내 화를 자초했다.
이어진 3번 홀(파4)에서 티샷이 하마터면 OB가 될 뻔했고 간신히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서 1타를 더 잃자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4번 홀(파4) 버디로 한숨 돌리나 했지만 6번(파4), 7번 홀(파4) 연속 보기로 미끄럼을 탔다. 7번 홀에서는 짧은 파퍼트를 놓치는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흔들리던 장유빈은 9번 홀(파5)에서 반등했다. 337야드를 날아간 강력한 티샷에 이어 뒷바람에 229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 홀 한 뼘 거리에 붙었다. 장유빈도 “우승의 원동력은 9번 홀 이글”이라고 자평했다. 장유빈은 탭인 이글 퍼트로 단순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장유빈은 “골프를 시켜준 할아버지와 할머니, 늘 따라다니며 뒷바라지해주는 어머니와 고모님, 그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님께 감사드린다”면서 “한 달 동안 투어 휴식기에 체력을 최대한 올려서 후원사 대회인 신한동해오픈과 가장 상금이 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더 큰 무대로 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경기가 없는 여름 혹서기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아시안투어 출전 자격이 있는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PGA투어 큐스쿨(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테스트)에 응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군산CC오픈은 기본 상금 7억원에 프로암 참가권과 입장권, 식음료와 기념품 판매 수입을 보태는 방식으로 총상금을 정했다. 13일까지 수익금 2억7929만원을 더해 총상금은 9억7929만원이 됐다.
또 KPGA투어는 이번 대회 때 선수들에게 반바지 경기복을 허용했다. KPGA투어 창설 이래 처음으로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장유빈도 2, 3라운드는 반바지를 입었다.
jinsnow@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