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토론 아닌 3년 반 업적 봐달라”
독립기념일 행사서도 “아무 데도 안 간다”
트럼프, 민주당 대체 후보 1순위 해리스 부통령 평가절하
“내가 민주당 대선 후보다. 누구도 나를 몰아낼 수 없다.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안팎의 후보 사퇴 압박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지키겠다며 이와 같은 메시지를 측근들에게 전했다.
CNN은 4일(현지시간) “향후 48시간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일 것”이라며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고령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지지자들을 안심시켜야 향후 레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첫 TV 토론 당일) 좋지 않은 저녁을 보냈다”면서 “실수를 했다. 이것은 90분짜리 토론이었다. 내가 지난 3년 반 동안 한 일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차기 대통령이 최소한 2명 이상의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을 비롯해 막대한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만약 당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하며 사실상 자멸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핵심층으로부터 제기되는 심각한 동요와 우려에도 일단 완주 의지를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회 지도부 등과 잇단 전화 통화를 하고 당 내부의 지원 세력을 다잡고 있다. 전날 저녁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포함해 민주당 소속 20여명의 주지사와 백악관에서 회동을 하고 이들의 지지 선언을 통해 당 내 반발을 잠재우려 애썼다.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군 퇴역 가족들과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를 함께 한 바이든 대통령은 “수십 년 후에 우리가 지금을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자유를, 민주주의를 다시 지키고 미국인으로 함께 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나는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며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에는 ABC 방송과 심층인터뷰를 갖고 고령으로 인한 건강 및 인지력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거취 문제와 관련해 직접 대(對)국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여론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날 나온 NYT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층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로 벌어졌고,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76%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출마를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재선 고지에 성큼 다가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후보직을 사퇴할 것이란 전망을 하면서 그를 대체할 유력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견제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인들의 골프 회동 영상에서 그는 “내가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그는 선거를 포기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발언과 동시에 “너무나도 형편없고, 아주 한심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CNN이 TV 토론 이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각각 45%와 47%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빙 대결을 예고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4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6%포인트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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