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1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잡혀
23일 콘서트는 강행
경찰·검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크다 판단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33)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23일 공연 출연을 강행했다. 김호중은 24일 1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오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각각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쯤 진행된다.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 22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면서 “담당 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에 직접 출석해 의견서를 제출하고 구속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호중은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에 출연해 공연을 마쳤다.
김호중은 당초 23∼24일 ‘슈퍼 클래식’을 마친 뒤 자숙한다는 입장이었으나, 24일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게 되면서 결국 둘째 날 출연은 무산됐다.
‘슈퍼 클래식’의 주최사인 멜론은 당초 환불수수료로 티켓값의 30%를 받았지만 김호중 관련 사건이 사회적 이목을 받으며 해당 콘서트에 대한 환불 규정을 전격 변경했다. 멜론이 환불 수수료 전액을 면제하기로 발표함과 동시에 2만석 전석이 매진됐던 공연은 6000석 이상 취소 표가 나왔다.
김호중은 공연이 시작된 지 약 한 시간 반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으로 무대에 등장한 그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 ‘후니쿨리 후니쿨라’ 등 6곡을 불렀다. 프로그램 북에는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와의 듀엣곡도 기재돼 있었으나 듀엣곡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공연장 주변은 이른 오후부터 김호중의 팬덤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공연을 미처 예매하지 못한 팬들의 구매로 현장 티켓 판매로만 600석이 팔렸다.
경찰은 김호중이 사고 당시 만취 상태에서 차를 끌고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10여분 전 김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나와 비틀대며 걸어가서는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올라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또 경찰은 김씨가 귀가 전 방문한 유흥주점의 직원들과 술자리 동석자들로부터도 김씨가 혼자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흥주점 직원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양주만을 판매하는 곳이나 김호중은 굳이 소주를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유흥주점에선 직원들이 마시기 위해 보관했던 소주를 제공했다고 한다.
당초 김호중 측은 23~24일 공연에 출연한다는 명목으로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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